숲 출현 이전 작은 식물 CO₂상당량 흡수…교과서 정설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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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대기의 이산화탄소(CO₂)는 약 3억8천500만년 전 키 큰 나무들로 숲이 형성되면서 급격히 줄어들어 지구 기온을 낮추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때는 대기 중의 CO₂가 지금보다 훨씬 높아 강력한 온실 효과를 내며 지구 기온을 높였지만 이후 큰 나무들로 숲이 만들어지면서 CO₂를 흡수해 극지가 얼음으로 덮이는 냉각기로 접어든 것으로 교과서에 기술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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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구 대기의 이산화탄소(CO₂)는 약 3억8천500만년 전 키 큰 나무들로 숲이 형성되면서 급격히 줄어들어 지구 기온을 낮추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런 숲이 출현하기 전인 데본기 초기와 중기에 이미 관다발 조직을 가진 작은 식물들이 CO₂를 상당 부분 줄여놓았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노팅엄대학에 따르면 코펜하겐대학 지구연구소의 타이스 달 부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지난 30여 년간 교과서에 실릴 만큼 정설이 돼온 숲의 출현과 대기 중 CO₂의 상관관계를 뒤흔드는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다.
키가 크고 뿌리 깊은 나무들이 숲을 형성하기 전에는 짧은 뿌리에 꽃이 피지 않는 관목 같은 작은 원시 식물들이 대지를 덮고 있었다. 이때는 대기 중의 CO₂가 지금보다 훨씬 높아 강력한 온실 효과를 내며 지구 기온을 높였지만 이후 큰 나무들로 숲이 만들어지면서 CO₂를 흡수해 극지가 얼음으로 덮이는 냉각기로 접어든 것으로 교과서에 기술돼 왔다.
하지만 연구팀은 지구 시스템 모델을 통해 관목과 비슷한 원시적인 관다발 식물이 지구 역사 초기에 대륙으로 퍼져나가면서 대기의 CO₂를 크게 떨어뜨리고, 산소 수치를 높였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연구팀은 가장 오래된 관다발 식물인 석송의 잎과 주변 공기와의 가스 교환 모델을 통해 CO₂를 흡수하는 기공 크기와 밀도, 탄소-13과 탄소-12 안정동위원소 비율 등을 토대로 대기 중 CO₂ 수준을 산출할 수 있었다고 한다.
세계 9개 지역에서 발굴된 4억1천만∼3억8천만년 전 석송 화석 3종 66개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그 결과, 숲이 출현하기 전 대기 중 CO₂ 수치는 525∼715 ppm으로 오늘날의 415 ppm보다 30∼70%밖에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금까지 추정해온 2천∼8천 ppm보다 훨씬 낮은 것이다.
연구팀은 고기후 모델을 이용해 당시 열대지역 표면의 평균 기온이 24.1∼24.6℃에 그치는 온난한 지구였을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초기 나무들이 더 깊은 뿌리를 갖고 영양 손실이 낮은 토양을 만들어 대기 중의 CO₂ 수치에는 장기간에 걸쳐 큰 영향을 주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토양에서 영양 순환이 효율적으로 이뤄지면서 풍화적 수요가 관목 같은 이전 원시 식물 때보다 더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이는 깊은 뿌리를 가진 나무가 규산염암에 대한 화학적 풍화와 용해 강화를 통해 대기 중 CO₂ 제거를 촉진할 것이라는 기존 학설과는 상반되는 것이기도 하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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