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경영 손 뗀다는 머스크 “어리석은 후계자 발견 시 사임”
사주 영향력은 유지할 듯
부당해고 관련 줄소송에
CEO 물러나도 난제 남아
일론 머스크가 후임자를 찾는 즉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20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CEO 자리를 맡을 만큼 어리석은 사람을 발견하는 즉시 CEO 자리에서 사임하겠다”며 “그 후에는 소프트웨어 및 서버 팀을 운영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소프트웨어와 서버 부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업의 핵심 부서인 만큼 CEO 자리에서 내려와도 트위터 사주로서 여전히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 창업자인 머스크는 지난 10월 트위터 인수 직후 무더기 해고, 금지된 계정 복구, 폭력·혐오 게시물 차단과 관련된 온라인 안전위원회 해산 등 일방주의적 행보로 논란에 휩싸였다. 머스크 취임 후 트위터 직원은 해고 및 사임 등으로 70%가량 감축됐다. 이런 잇따른 논란은 주요 수입원인 광고주들의 이탈로 이어지기도 했다.
테슬라 투자자들은 머스크에게 트위터에서 물러나 주식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전기차 회사에 집중할 것을 촉구했다. 머스크가 트위터 경영에 몰두하는 사이 테슬라 주가는 추락을 지속해 20일 2년 새 최저치로 떨어졌다.
그러자 머스크는 지난 18일 트위터에 “내가 트위터의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올리고 설문조사에 들어갔다. 12시간 동안 진행된 투표에 총 1750만여명이 참여했고, 이 중 절반을 넘는 57.5%가 그의 대표직 사임에 찬성표를 던졌다. 당시 그는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사실 이 설문조사 이전부터 이미 후임자를 찾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CNBC는 머스크가 적극적으로 새로운 트위터 CEO를 물색하고 있으며 이는 사퇴 여부를 묻는 투표가 이뤄지기 전에 이미 시작됐다고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머스크는 지난 10월 440억달러(약 57조원)에 트위터를 인수한 후 자신의 CEO 직위가 일시적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 18일엔 트위터 팔로어들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자신을 대신할 사람은 “고통을 많이 좋아하는 사람일 것”이라며, “트위터는 파산으로 가는 지름길에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고는 “후계자는 없다”며 트위터를 이끌 자격 있는 후보가 없다고 했다.
머스크가 트위터 CEO에서 물러나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가 이끄는 테슬라와 트위터, 스페이스X 등 3개 회사가 모두 부당 해고 소송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테슬라의 전직 노동자 2명은 머스크를 비판했다가 불법 해고를 당했다면서 미국 노동관계위원회(NLRB)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지난달 트위터의 대규모 정리해고로 직장을 잃은 100여명도 이날 회사가 여성 직원을 차별적으로 해고하고 병가나 육아휴직에 들어간 직원까지 불법 해고했다며 제3자 중재에 따른 보상금을 요구하는 법적 절차에 착수했다. 현재 캘리포니아주 법원에는 트위터의 성차별 해고, 장애 직원 부당 해고 등의 사유로 집단 소송 4건이 제기됐고, 노동위원회에도 트위터 불법 해고와 관련한 고소가 3건 접수됐다.
앞서 지난달 스페이스X의 전직 직원 8명은 6월 불거졌던 머스크의 회사 전용기 승무원 성추행 의혹과 트위터에서의 부적절한 언행을 지적하는 서한을 경영진에 전달했다가 해고를 당했다며 노동관계위원회에 회사를 신고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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