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역 '추모공간' 철거…"기억공간 마련해야"
[앵커]
이태원 참사 직후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이태원역 인근 추모공간이 오늘(21일)부터 철거에 들어갔습니다.
철거는 희생자 유가족들과 협의를 거쳐 진행됐는데요.
인근 시민들은 아쉬움을 표시했습니다.
이화영 기자입니다.
[기자]
종이 박스를 들고 차례로 추모 공간을 찾은 사람들.
희생자를 기리는 메모와 편지지 등 보존할 물품과 테이프, 시든 꽃 등 소각할 물품을 나누어 박스에 담습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및 시민 대책 회의와 이태원관광특구 상인연합회 등이 논의 끝에 추모 공간을 철거하기로 했습니다.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희생자를 기렸던 꽃과 메모로 빼곡했던 자리인데요.
이제 흔적은 사라지고 텅 빈 회색빛 보도블록만 남았습니다.
이태원 참사 현장 바로 옆에 마련된 추모 공간은 약 50일 동안 자리를 지켰습니다.
초반 희생자를 애도하는 국화꽃이 몇 송이 놓이더니 금세 거리 한 켠을 가득 메웠습니다.
희생자를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 할 것 없이 추모객들의 발걸음도 이어졌습니다.
시민들은 이태원역 앞에서 마주한 추모 공간이 사라진 자리에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정소희 / 대구 동구> "지나갈 때 추모하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치우게 되니까 뭔가 되게 허전하고 안타까운 기분이 드네요."
이태원 주민과 상인들은 희생자들을 기리는 마음은 기억하겠다면서도 추모 공간을 정리하고 이태원이 활기를 되찾길 바랐습니다.
<고광욱 / 이태원 주민> "우리 이태원 상가 이태원 주민들도 좀 얘기해주시고…"
추모 공간을 채웠던 물품들은 우선 녹사평역 합동분향소로 옮겨졌습니다.
유가족협의회 등은 앞으로 희생자 기억 공간 마련 등을 서울시 등과 논의할 예정입니다.
연합뉴스TV 이화영입니다. (hw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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