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등굣길, 이젠 택시로 16분 만에 가요”

이삭 기자 2022. 12. 21.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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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대비 면적 넓은 충주
학생들 안전 등·하교 위해
통학택시·버스 3년째 운행
3~4명 짝지어 3000원 요금
괴산·옥천군도 ‘행복택시’
충북 충주시에서 한 학생이 시가 운영 중인 통학버스에 오르고 있다. 충주시 제공

충북 충주상고 1학년에 재학 중인 A군(17)은 ‘통학택시’를 이용해 등·하교를 한다. 임군이 사는 수안보 수혜리와 충주상고 사이의 거리는 15㎞ 정도 떨어져 있다.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려면 1시간이 넘게 걸린다. 반면, 통학택시는 16분이면 충분하다. 이용요금도 3000원으로 저렴하다. A군의 어머니는 “학교가 멀리 떨어져 있어 오전 7시20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 새벽 일찍 일어나 등교준비를 해왔다”며 “통학시간도 1시간이 넘었는데 통학택시를 이용하면서 등·하교가 한결 편해졌다”고 말했다.

충북지역 지자체들이 오지마을 등 먼 거리에서 통학하는 학생들의 불편을 해결해주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충주시는 학생들의 안전한 등·하교를 위해 통학택시와 통학버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충주시가 시 외곽 읍·면에 사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통학택시 사업을 시작한 것은 2020년부터다. 학생들이 부담하는 요금은 시간·거리에 따라 2000~3000원 정도면 충분하다. 통학택시는 3~4명이 짝을 이뤄 이용할 수 있다. 충주시는 또 같은 해 5월부터 통학버스 사업도 진행 중이다. 전세버스 10대를 빌려 충주시내 중·고교 18곳에 5개 노선으로 배치했다.

충주시가 학생들에게 통학버스와 통학택시를 제공하는 이유는 인구 대비 넓은 면적으로 학생들이 통학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충주의 면적은 983.49㎢다. 서울(605.02㎢)보다 면적이 378.47㎢나 넓다. 반면 충주시 인구수는 11월 현재 20만8346명으로 서울시 인구(943만6836명)와 비교했을 때 턱없이 적다. 넓은 면적에 적은 인구가 흩어져 살다 보니 통학거리도 길다.

학생들의 반응도 좋다. 첫해인 2020년과 2021년 통학버스 하루 평균 이용객은 400여명 정도였고, 올해는 650명의 학생이 이용했다. 통학택시는 2020년 89명이 이용했다. 지난해에는 112명, 올해는 127명의 학생이 이용 중이다. 김경락 충주시 교통정책과 주무관은 “학생들의 불편을 덜어주고 안전한 통학을 위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학부모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충북 괴산군은 지역에서 유일한 고등학교인 괴산고 재학생들과 청소년들의 통학을 돕기 위해 내년부터 행복택시 이용대상을 고등학생과 청소년으로 확대한다. 괴산군은 ‘행복택시 운행에 관한 조례안’이 괴산군 의회를 통과함에 따라 내년부터 4억원을 편성해 고교생과 청소년들의 통학을 돕는다.

학교에서 15㎞ 떨어져 있는 괴산고 재학생은 1000원만 내면 행복택시를 이용해 등·하교 할 수 있다. 청소년 공공시설을 이용한 뒤 심야에 귀가하는 만 9~24세 청소년에게도 행복택시가 지원된다.

옥천군도 내년부터 ‘오지 거주 학생 행복교육 택시지원’사업을 통해 고등학생들의 통학을 돕는다. 옥천군은 2026년까지 연간 7500만원, 총 3억원의 예산을 들여 사업에 나선다.

대상은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며 학교 반경 2㎞ 이상인 지역에 거주하고, 버스정류장에서 1㎞ 이상 떨어진 곳에 사는 고교생이다. 옥천군은 80여명의 학생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괴산군 관계자는 “그동안 지역에서 유일한 고등학교인 괴산고등학교로 통학하는 학생들의 어려움이 많았다”며 “내년부터는 학생들이 통학 부담을 덜고 안전하게 등·하교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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