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면 뿌리는 ‘흰 가루’, 강아지가 밟아도 되나요?
‘반려견 화상 입는다’ 풍문
“닿는 것보다 먹는 것 주의”
하늘에서 흰 눈이 쏟아지는 날, 땅에서는 ‘흰 가루’ 살포 작전이 펼쳐진다. 흰 가루는 눈의 어는 점을 낮춰서 도로가 쉽게 얼어붙지 않게 하는 제설제다. 안전한 도로를 만드는 고마운 존재다. 하지만 제설제에 들어가는 염화칼슘과 염화나트륨 등의 성분 때문에 마냥 고맙게만 여길 수 없는 이들도 있다. 제설제를 둘러싼 흔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봤다.
애견인들 사이에서는 제설제가 반려견에게 화상을 입히거나 발을 약하게 만들 수 있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퍼져 있다. 제설제를 씻어낼 때 물에 녹으면 온도가 올라가 화상을 입는다거나, 염화칼슘이 발을 건조하게 만든다거나 하는 풍문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눈 오는 날 산책하던 강아지가 염화칼슘을 밟고 아픈 듯 깨갱했다’는 후기도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여덟 살짜리 푸들을 키우는 이유진씨(26)는 “겨울에 산책할 때는 제설제 있는 곳을 주의하며 다닌다”며 “아예 깨끗하거나 눈이 수북한 곳은 걷게 하지만, 아닌 곳은 안고 지나간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 아니다. 서울 관악구에서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강혜림 원장은 “그런 얘기가 널리 알려진 것은 맞지만 직접 제설제로 화상을 입은 강아지를 본 적이 없다”며 “정말 문제가 된다면 대한수의사회에서 지침이 내려왔을 텐데 아직 그런 바 없다”고 전했다.
제설제는 닿는 것보다 먹는 경우를 더 조심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강아지가 제설제를 섭취하면 콩팥 등에 무리가 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차량 하부 부식 원인 지목
“그때그때 세차가 최선”
제설제의 주 성분인 염화칼슘은 철의 부식 속도를 촉진시킨다. 평소 씻어내기 힘든 차량 하부를 부식시키는 원인으로 제설제가 지목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제설제가 뿌려진 도로를 달린 후에는 ‘그때그때 하부 세차를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7년간 운수업에 종사했다는 화물차 운전기사 A씨(54)는 제설제의 양면성을 말했다. “화물차는 세차를 한 번 하는 게 어렵다”며 “제설제를 한참 밟는 한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면 차가 어마어마하게 녹이 슨다”고 했다.
그는 “그럼에도 제설제를 뿌리지 않은 길은 빙판길이 돼서 위험하다”며 “많이 뿌려도 문제, 안 뿌려도 문제”라 했다. 30년 경력의 자동차 정비사 전말영씨(65)도 “브레이크 쪽에는 드럼이라는 동그라미 원판이 있는데, 자꾸 제설제가 튀어 들어가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손 세차를 해도 제설제는 바닥 사이사이 끼어서 잘 닦이지 않을 수 있다”며 “겨울에는 세차할 때마다 하부 세차를 무조건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제설제에 든 염분은 길가에 심어진 가로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토양의 염분 함량이 높아지면 삼투압 현상으로 수분이 빠져나가 나무들이 잘 자라지 못하고 심하면 고사에 이를 수 있다.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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