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주 PER 반토막 났지만…"지금 사야 돼"는 아니다[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2. 12. 21.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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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뉴욕 월가 /AFPBBNews=뉴스1

올들어 미국 증시가 하락하는 가운데 가장 충격을 심하게 받은 업종은 기술업이다. 빅테크주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 10년 이상 오르는 모습만 보여줬던 빅테크주도 올해 급락하며 아마존은 주가가 코로나 초기인 2020년 3월로 돌아갔다. 테슬라도 주가가 2020년 11월 수준으로 회귀했다.

올들어 메타 플랫폼은 65.2%, 테슬라는 61.1% 추락했다. 넷플릭스는 52.1%, 아마존은 48.9% 하락했다. 알파벳은 38.5% 떨어졌다.

나스닥지수가 올들어 32.6% 하락한 가운데 그나마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은 각각 28.1%와 25.5% 내려가 선방한 편이다.

CNBC에 따르면 빅테크주들은 올해 주가 하락으로 주가수익비율(PER)도 많이 내려갔다. 애플은 지난 1년 주당순이익(EPS) 기준 PER이 1년 전만 해도 32배였으나 현재는 22배로 떨어졌고 마이크로소프트는 1년 전 38배에서 26배로 내려왔다.

하지만 S&P500지수의 PER이 18배라는 점을 고려하면 빅테크주의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높은 상태다. 특히 아마존의 경우 주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PER이 여전히 78배로 비싸다.

이에 대해 오크마크 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빌 나이그렌은 CNBC와 인터뷰에서 승리하는 주식을 고를 때 PER이 유일한 척도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의 포트폴리오는 대부분 금융주 같은 가치주로 채워져 있지만 일부 빅테크주도 포함하고 있다. 그는 주주에게 창출되는 현금 수익률에 주목하되 손익계산서를 장기 투자에 맞춰 일부 조정한다.

예를 들어 알파벳의 경우 향후 EPS 전망치 기준 PER이 18배이지만 손실이 나는 사업을 조정하고 나면 구글의 검색 사업은 PER이 11배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또 아마존의 경우 클라우드 사업인 아마존 웹서비스를 다른 소프트웨어 회사의 PER과 비슷하게 평가하면 아마존 주식을 매수할 때 전자상거래 사업은 거저로 얻는 셈이라고 밝혔다.

나이그렌은 "아마존의 한 사업을 적정 가치로 매수하면 나머지 다른 사업은 공짜로 얻게 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인디펜던트 솔루션 자산관리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폴 믹스는 빅테크주는 대부분 피하고 있지만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에는 소액을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애플의 경우 재고 관리가 탁월해 어떤 공급망 이슈도 잘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마이크로소프트는 경기 하강에도 기업들의 IT(정보기술) 투자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상대적으로 안전해 보인다고 밝혔다.

FBB 캐피탈 파트너의 리서치 이사인 마이크 베일리는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내년에도 마이크로소프트는 경기 탄력적인 클라우드와 기업용 소프트웨어 덕분에 소폭이나마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를 적극적으로 사라는 입장은 아니지만 나쁜 이웃들 사이에서 가장 나은 집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루프 벤처스의 진 먼스터는 내년에 리스크 대비 수익이 가장 좋을 것으로 기대되는 빅테크주는 메타 플랫폼이라고 밝혔다.

그는 애플이 혼합현실 하드웨어를 공개하면 메타버스에 대한 신뢰도가 올라가며 메타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메타의 PER은 지난 1년간 EPS 기준 11배로 지난해 초 24배에 비해 절반 이상 낮아졌다.

인디펜던트 솔루션 자산관리의 믹스는 "나는 기술주가 과거처럼 강하게 돌아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과거 각광받던 기술주 상당수가 소비자 전자제품에 집중하고 있는데 주도주가 바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FBB 캐피탈 파트너의 베일리는 빅테크주보다 진입장벽이 높은 고품질 사업을 보유하고 있어 경기 침체 때도 굳건히 버틸 수 있는 반도체주에 주목하고 있다며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를 꼽았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전통 제조업처럼 운영되고 제품 사이클이 길어 시장점유율 잠식 위험이 낮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반도체주인 엔비디아와 AMD는 올들어 45%와 55% 급락했지만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11% 떨어지는 데 그쳤다.

일부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가 닥칠 때까지 주식시장에 뛰어들지 말고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라고 권유한다.

새토리 펀드의 댄 나일스는 주식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관리할 자신이 없으면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라고 조언했다. 또 새해에는 반등이 있을 수 있으나 또 한 번의 침체장 랠리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베일리는 "저성장 기술주에서도 돈을 다 뺀다면 어떤 종류든 반등이 있을 때 다 놓치게 된다"고 말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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