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진 결국 사과한 '결혼지옥'…아동 성추행 논란 잠재울까[종합]
지난 19일 방송된 '결혼지옥' 20회에서는 남편이 7세 의붓딸에게 스킨십을 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남편은 애정 표현이라고 밝혔지만, 의붓딸은 명확하게 이를 거절하는 상황. 해당 분량이 전파를 탄 후 출연 아동이 성추행 피해를 당하는 것이며, 이를 그대로 방송한 제작진과 오은영 박사를 향한 지적이 이어졌다. 시청률과 화제성을 위해 자극적인 장면을 고스란히 방송한 것이 아니냔 의혹이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제작진은 해당 장면을 다시 보기에서 삭제했다. 그러나 시청자 게시판에는 '결혼지옥'의 폐지를 요구하는 의견이 넘쳐났다. 또한 21일 오전에만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2900여 건의 관련 민원이 접수됐다. 경찰까지 나섰다. 익산경찰서 측은 "'결혼지옥' 출연 아동의 성적 학대 혐의 신고가 접수됐다. 해당 사건을 전북경찰청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방송이 나간 지 이틀 만인 21일 오후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결국 사과했다.
제직진은 "아내는 남편을 아동 학대로 경찰에 신고한 상태였고 남편은 그런 아내의 행동에 수긍하지 못하고 있어 갈등의 골이 깊었다. 이에 제작진은 해당 가정의 생활 모습을 면밀히 관찰하고 전문가 분석을 통해 '누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했다"면서 "방송 후 이어진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을 접하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다. 해당 아동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지 못하고 많은 분께 심려를 끼친 점,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나아가 저희 제작진과 오은영 박사는 이 가정과 아동의 문제를 방송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지원하려 한다"고 밝혔다.
오은영 박사가 성추행 장면을 보고도 방관한 것이 아니냔 지적에는 '오은영 박사는 약 5시간 동안 진행된 녹화 내내 남편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매우 단호하게 비판하고 변화를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그 내용이 뒷부분에 집중되고 상당 부분 편집돼 오 박사 및 MC들이 남편의 행동에 온정적인 듯한 인상을 드린 것 역시 제작진의 불찰'이라고 해명했다.
제작진은 해당 방송분의 다시 보기를 삭제하고, 해당 가정에 대한 지속적인 도움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미 앞서 여러 차례 자극적 콘텐트로 일부 시청자의 지적을 받아온 '결혼지옥'이 이번 사태를 쉽게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제작진은 "이번 일을 계기로 좋은 의도만큼이나 제작 과정의 세심함과 결과물의 올바름 또한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제작진을 믿고 일상의 관찰을 허용해 준 가족들의 신뢰를 무겁게 마음에 새겨 그분들의 실질적인 행복에 기여하고 모든 시청자가 수긍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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