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그런데'] 국민 공감 얻는 '특별사면'되길…

2022. 12. 21.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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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의 중심 광장인 '아고라'에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듭니다. 아테네 시민들은 이곳에 모여 나라의 운명을 '투표'로 결정했죠.

신을 부정하고 청년들을 타락시켰다는 죄목으로 재판에 넘겨진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운명도 여기서 시민의 손에 의해 결정됐습니다.

시민 배심원 500여 명이 '사면이냐, 사형이냐'를 결정하는 투표에서 사형이 360표가 나와 죽음을 맞이했거든요. 사면이 정의에 부합하느냐보다는 그 사람의 영향력이나 인기가 얼마나 크냐에 좌우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정부가 오는 27일 광복절 특사에 이어 두 번째 특별사면 명단을 확정합니다.

그런데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정재계 저명인사들이 거론되면서 국민 눈엔 벌써부터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범죄의 종류를 지정해 사면하는 일반사면과 달리 특정인을 콕 집어 처벌을 면제해주는 특별사면은 말 그대로 사회적 통합의 필요가 있을 때 해야 하는데 새 정부 1년도 안 돼 벌써 두 번째죠.

또한 사면을 정파적으로 나눠 먹기에 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생일이 12월이라 생일선물이다. 등등 말이 나돌고 있거든요.

'하나님이 죄 많은 저에게 손 내밀어 주시고 제 죄를 용서해 주셨습니다.'

정작 피해자는 용서한 적이 없는데 하나님의 이름을 빌려 스스로를 용서합니다. 기독교에서는 '용서를 받아도 대가는 치러야 한다.'고 하는데 앞에 '용서'만 쏙 빼 적용한 겁니다.

일반사면은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특별사면은 헌법상 대통령 권한으로 사실상 견제 장치가 없죠. 하지만 대통령의 고유 권한도 국민이 부여한 겁니다.

사면은 사법부의 결정을 번복하는 일인 만큼 신중히 결정되어야 하고 자기 잘못을 반성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또한 사회적으로 고개가 끄떡일만한 이어야 합니다.

이번에는 어떤 특사가 역사에 기록될까요.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국민 공감 얻는 '특별사면'되길…'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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