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예산안 처리 못 박은 金의장, 與野 법인세·경찰국 예산 의견차 좁혔나

최대 쟁점 법인세 인하·경찰국 예산 '잠정 합의설'도
金의장 최후통첩 "합의 안 되면 정부안 또는 野 수정안 처리"

지난 19일 김진표 국회의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이동하고 있다. 2022.12.19. 뉴시스

주호영(가운데)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접견실에서 열린 제24회 백봉신사상 시상식을 마치고 김진표 국회의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2.12.21.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김진표 국회의장이 23일 오후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열겠다고 21일 여야에 '최후통첩'을 날렸다. 여야가 막판까지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경찰국 및 인사정보관리단 예산 지출 방식을 두고 끝까지 부딪한 가운데 물밑에서 '잠정 합의'에 이르렀다는 해석이 나온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의장은 입장문을 내고 "2023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23일 오후 2시에 개의할 예정"이라며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교섭단체 간 합의가 이뤄지면 합의안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본회의에 부의된 정부안 또는 민주당 수정안을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장이 23일을 최후 협상 시한으로 못 박은 것으로, 여야와 정부·대통령실에 '합의해서 오라'고 주문한 셈이다.

김 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양당 간 쟁점이 해소되고 있냐는 질문에 "좁혀지고 있다고 한다"라며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경찰국 및 인사정보관리단 예산 편성 방식도 의견차를 좁히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김 의장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4%로 1%p 낮추고, 경찰국과 인사정보관리단 등 시행령으로 신설된 조직에 대해서는 입법적으로 문제가 해결되거나 권한 있는 기관의 결정이 있을 때까지 관련 예산을 예비비로 지출토록 하는 내용의 최종 중재안을 낸 바 있다. 야당에서는 이 중재안을 받아들인 반면, 여당에서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3%p에 준하는 수준으로 인하해야 하며 행정부 조직 예산을 예비비로 지출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반발해왔다.

그동안 합의를 강조해왔던 김 의장이 23일을 시한으로 못 박았다는 점에서 양당이 결국에는 물밑 합의에 이르렀다는 해석이 나온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1%p만 인하하되 과세표준을 단순화하는 방안, 경찰국과 인사정보관리단 예산을 본예산으로 편성하되 시행령 개정을 통해 해당 부처 장관의 업무 범위를 줄이는 내용 등 다양한 합의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오전에 의장님과 여야 원내대표가 비공개로 3명이 만났다. 오전에 논의된 바를 가지고 정리된 걸 검토했는데 문제는 대통령실(용산)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것이다. 의장님 본인께서 (대통령실) 설득이 더 되면 가능하고, 설득이 안 되면 여전히 그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이라며 양당은 접점을 찾았지만 대통령실 재가라는 최후의 문턱이 남아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원내대표는 "지금은 이제 정부·여당이 판단해주셔야 할 때"라며 "의장께서 대통령을 설득하든지 아니면 정부여당이 대통령을 설득해서 그동안 우리가 논의했던 어떤 공감대 만큼의 그런 결론을 내서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예산안 '지각 처리'로 냉랭해진 여론과 추가연장근로제, 안전운임제 등 일몰 법안 처리 등을 고려할 때 여야가 최대 쟁점에서도 의견차를 좁힌 것으로, 23일 본회의에서 '합의된 안'을 갖고 처리할 수 있을지는 결국 대통령실의 결단만 남은 상황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