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은 몰라도 실력은 확실…디발라에게 “무조건 가운데로 차라”

[포포투=김희준]

인성은 몰라도 실력은 확실하다.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끈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가 파울로 디발라에게 한 조언이 알려졌다.

아르헨티나가 세 번째 월드컵을 들어올렸다. 아르헨티나는 19일(이하 한국시간)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서 프랑스와 승부차기 혈투 끝에 승리했다.

메시의 ‘대관식’이었다. 메시는 이 날 2골을 넣으며 토너먼트의 모든 라운드에서 득점하는 대기록을 완성한 것은 물론 36년 만의 조국의 월드컵 정상을 견인했다. ‘차기 황제’ 킬리안 음바페가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끝까지 메시를 위협했으나 그에게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완벽한 조력자도 있었다. 바로 골키퍼 마르티네스다. 비록 음바페에게 3골을 내주긴 했으나 마르티네스는 연장 후반 막판 랜달 콜로 무아니의 1대1 찬스를 감각적으로 선방하며 경기를 승부차기로 끌고 갔다. 승부차기에서도 킹슬리 코망의 슈팅을 정확히 막아내고 오렐리앙 추아메니의 실축을 이끌어내며 월드컵 최고의 골키퍼에게 주어지는 ‘골든글로브’의 영예까지 안았다.

승부차기 심리전이 재조명되기도 했다. 마르티네스는 코망의 페널티킥을 막은 뒤 ‘어깨춤’ 세리머니를 선보였고, 이것이 추아메니의 실수로 이어졌다. 노르웨이의 스포츠과학 전문가 가이어 조르데는 마르티네스의 행동이 “(격렬한 세리머니는) 팀원에게 긍정적인, 상대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그의 전략을 칭찬했다.

또 다른 승부차기 관련 에피소드가 나왔다. 이번에는 디발라였다. 디발라는 아르헨티나의 두 번째 키커로 나서 요리스를 완벽히 속이는 가운데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디발라는 고향으로 돌아가 진행한 행사에서 “마르티네스는 상대가 실축한 뒤에는 가운데로 슈팅하라고 조언했다”며 비화를 밝혔다. 실제로 디발라는 코망이 골을 넣지 못한 후 승부차기에 임했고, 가운데로 차서 득점에 성공했다. 마르티네스의 ‘수싸움’을 엿볼 수 있는 일화였다.

한편 마르티네스는 결승전 이후 ‘인성 논란’을 겪고 있다. 골든글로브 수상 후 트로피로 ‘이상한 세리머니’를 펼치는가 하면, 라커룸과 우승 퍼레이드에서 음바페를 조롱하는 모습으로 빈축을 샀다. 특히 음바페의 얼굴이 붙여진 인형으로 괴이한 행동을 하며 팬들로부터 '도를 넘어섰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희준 기자 juny66@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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