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떠나는 머스크 “어리석은 후임 찾겠다”

무더기 해고·계정삭제 ‘잡음’
머스크 리스크에 테슬라株↓
사임 찬반 투표서 과반 ‘찬성’
결국 최고경영자 사의 표명

일론 머스크(사진)가 최근 인수한 트위터 경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20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후임을 맡아줄 만큼 ‘어리석은’ 사람을 찾는 대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사임하겠다”고 했다. CEO에서 내려온 뒤에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팀을 이끌겠다고 덧붙였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 창업자인 머스크는 지난 10월 트위터를 전격 인수한 후 무더기 해고, 일방적 계정 삭제 등으로 잡음을 일으켜 왔다. 이 여파로 증폭된 ‘머스크 리스크’에 테슬라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그러자 머스크는 지난 18일 트위터 사용자들에게 ‘그가 회사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하는지’ 묻는 투표를 올렸고, 12시간 동안 약 1750만명이 참여한 결과 57.5%가량이 찬성(Yes)에 표를 던졌다.

투표 결과에 따르겠다던 머스크는 답글로 “후임자는 없다”고 적으며 말을 바꾼 듯했지만 이날 결국 사임 의사를 전했다. 앞서 CNBC는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가 새 CEO 찾기에 나섰으며 이는 트위터 투표를 하기 전 시작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머스크가 트위터 경영에 몰두하는 동안 2년 새 최저치를 찍은 테슬라 주가에 투자자의 반발이 나오며 갈등은 심화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자금 부담 때문에 테슬라 주식 추가 매도에 나서거나 그의 좌충우돌 행보가 테슬라 브랜드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등을 우려하고 있다고 애널리스트들은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자산운용사 거버 가와사키 창업자이자 테슬라의 장기투자자인 로스 거버는 “지금 테슬라 주가는 CEO의 부재에 따른 가치를 반영한 것”이라며 “개편이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그는 머스크의 복귀 계획이나 주식 매각 등과 관련해 투자자와 소통할 것을 주장했다. 이러한 지적에 머스크는 “집에 가서 오래된 증권분석 기초 교과서나 읽어보라”고 조롱하며 투자자들과 불협화음을 빚고 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