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전쟁 중 깜짝 訪美… 우크라전쟁 새 국면 여나

박영준 2022. 12. 21.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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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겨울철 총공세를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최대 지원국인 미국을 전격 방문한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지도부는 이날 합의한 2023 회계연도 연방 정부 예산안에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위한 449억달러(57조7000억원)를 포함했으나, 내년 1월3일 임기가 시작되는 118대 연방의회의 다수당 지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백지수표식 지원에 반대하는 공화당으로 넘어가는 만큼 젤렌스키 대통령으로서는 미국인과 의회에 지속적인 군사 지원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직접 설득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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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과 회담 이어 의회서 연설 예정
펠로시 “민주주의 그 자체 위한 싸움”
CNN “처칠 英 총리 워싱턴 방문 연상”
패트리엇 포함 20억弗 규모 추가지원
휴전 등 전쟁 방향 포괄적 논의 전망
크레믈궁 “평화협상 가능성은 없을 것”
러시아가 겨울철 총공세를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최대 지원국인 미국을 전격 방문한다고 백악관이 발표했다. 전시 지도자의 외국 방문은 이례적인 만큼 전쟁의 새 국면을 여는 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우크라 전쟁 300일… 젤렌스키, 훈장 수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300일째를 맞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최대 격전지인 동부 도네츠크주 바흐무트를 깜짝 방문해 무공을 세운 군인들에게 훈장을 수여하고 있다. 바흐무트=AP연합뉴스
백악관은 20일 브리핑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21일 워싱턴을 찾아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 연방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300일 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잔혹한 공격을 감행했다”며 “이번 방문은 경제적, 인도적, 군사적 원조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지원에 관한 미국의 변함없는 약속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전쟁 최격전지인 동부 도네츠크주 바흐무트를 방문한 후 트위터를 통해 “우크라이나의 회복력과 국방력 강화를 위해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젤렌스키 방미에 맞춰 최첨단 방공 미사일 체계인 패트리엇을 포함한 20억달러(약 2조5700억원) 규모의 추가 지원 계획을 발표한다고 고위 당국자는 전했다. 적 항공기·미사일에 대한 장거리 요격이 가능한 패트리엇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침략자를 물리치도록 돕는 바이든 대통령의 노력에는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뉴욕타임스가 백악관 관리들을 인용해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황금시간대에 하게 될 의회 연설에서 미국에 감사의 뜻을 밝히는 한편 초당적 안보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여야 지도부는 이날 합의한 2023 회계연도 연방정부 예산안에 449억달러(57조7000억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안을 포함했으나, 하원 다수당 지위가 내년 1월3일부터 우크라이나에 대한 백지수표식 지원에 반대하는 공화당으로 넘어가는 만큼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인과 의원들을 향해 절박한 심정으로 우크라이나 지원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의회 연설을 요청하는 공개 서한에서 “우크라이나를 위한 싸움은 민주주의 그 자체를 위한 싸움”이라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자국 영토를 벗어나는 것은 2월24일 러시아의 침공 이후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1일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에서 제안한 방미 논의는 신변 안전 우려 등으로 극비리에 진행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채 하루도 머물지 않고 워싱턴을 뜰 것으로 알려졌다.

CNN방송은 이번 방문이 “일본의 진주만 공습 직후인 1941년 12월22일 이뤄진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의 워싱턴 방문을 연상케 한다”며 “처칠의 방문은 2차 세계 대전에서 승리하고 전후 민주주의 세계를 건설할 동맹을 공고히 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처칠이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과 수일간 머리를 맞대고 난 뒤 미국 의회 연설에서 “미국이 진정으로 자유를 위해 칼을 뽑고 칼집을 버렸다”고 할 수 있었던 것처럼 젤렌스키 역시 미국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고 방송은 덧붙였다.

민감한 주제를 놓고 내밀한 대화가 오갈 수 있는 양자 회담에서는 일시 휴전이나 강화 협상 등에 관한 논의 가능성도 열려 있다. 고위 당국자는 이에 관한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압박하거나 협상 테이블로 밀어넣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두 정상은 전장의 상황과 전쟁의 향방에 대한 문제를 포함해 전쟁의 모든 요소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21일 베이징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러시아는 평화회담을 통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길 원한다”고 밝혔고, 시 주석도 “당사자들이 정치적 방식으로 안보 분야의 공동 관심사를 해결하길 희망한다”고 했으나 원론적 수준의 언급으로 해석된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레믈궁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추가 무기 공급은 사태를 악화시킬 것”이라며 “평화협상의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레믈궁에서 친러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수장 데니스 푸실린에게 1등급 훈장인 대조국공훈훈장을 수여한 뒤 손을 맞잡고 사진을 찍는 모습. 모스크바=UPI연합뉴스
젤렌스키의 방미일은 공교롭게도 러시아 국방부 확대회의 날과 겹친다. 올해 군 활동을 결산하고 내년 목표를 수립하는 이 회의에서 푸틴 대통령이 중요하고 실질적인 연설을 할 것이라고 크레믈궁이 밝힌 가운데 전시 경제체제로의 개편, 겨울 총공세, 벨라루스 공식 참전 등 가능성이 거론된다.

워싱턴·베이징=박영준·이귀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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