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2등 안에만 들자"... 與 전대 변수된 '결선투표제'

손영하 2022. 12. 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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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초 예정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도입 가능성이 큰 '결선투표제'의 득실을 두고 당권주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결국 친윤계 주자들이 무한경쟁 끝에 2위 안에만 들 수 있다면, 결선투표에서 자연스럽게 단일화 효과를 누리는 만큼 승산이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원들로부터 2위 안에 든 친윤계 주자는 결선투표에서 비윤계 주자가 올라오더라도 자연스럽게 윤심의 후광을 누릴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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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윤계' 대표 막고 '친윤계' 단일화 효과
나경원,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1위 차지해
김기현, 친윤 핵심 장제원과 '김장연대'설
비윤 유승민 "1위인 날 뒤집으려 하는 것"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오른쪽), 안철수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24 새로운 미래 공부모임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내년 3월 초 예정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도입 가능성이 큰 '결선투표제'의 득실을 두고 당권주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변경된 전대 룰에서 가장 주목받은 '당원투표 100%' 만큼이나 최종 결과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두 조항은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비윤석열(비윤)계 당권주자의 선출을 막기 위한 '이중장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친윤석열(친윤)계 주자들의 난립으로 현재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특정 후보에게 향하기 어려운 상황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친윤계 주자들이 무한경쟁 끝에 2위 안에만 들 수 있다면, 결선투표에서 자연스럽게 단일화 효과를 누리는 만큼 승산이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승민 "내가 1위 하면, 이를 뒤집으려 만든 것"

결선투표제는 과반 득표자가 없을 때, 1·2위를 재대결시키는 방식이다. 표면적인 도입 이유는 '대표성 확보'지만, 윤심 경쟁을 벌이는 친윤계 주자들의 득표 분산으로 유승민 전 의원 등 비윤계 주자가 당권을 잡는 것을 차단하려는 목적이다. 유 전 의원이 21일 YTN 인터뷰에서 "제가 1차 투표에서 1위를 하면, 2위 후보에게 나머지 3위 이하의 표를 다 모아줘서 뒤집어보려고 만든 것"이라고 주장한 것도 그러한 배경에서다.

결선투표제의 경우 윤심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친윤계 주자 간 인위적인 교통정리가 어려운 만큼 '무한경쟁'을 택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가깝다고 알려진 당권주자들은 자생력이 약한데 용산(대통령실)이 대놓고 특정인의 손을 들어주기는 쉽지 않으니 제도를 통한 단일화 장치를 만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단일화는 협상 과정에서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깔끔하게 당원들의 평가를 받도록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당원들로부터 2위 안에 든 친윤계 주자는 결선투표에서 비윤계 주자가 올라오더라도 자연스럽게 윤심의 후광을 누릴 수 있다는 얘기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전국 발대식 및 송년 자선음악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 의원,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뉴스1

與 지지층 1위 나경원, '김장연대'설도 솔솔

특히 나경원 전 의원의 전대 출마 여부가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날 발표된 뉴시스·국민리서치·에이스리서치의 국민의힘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나 전 의원은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26.5%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현 지지율대로면 합종연횡 없이도 최종 2인 중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셈이다. 나 전 의원은 최근 "어느 당권 주자와도 연대라는 것을 할 생각이 없다"고 합종연횡에 선을 그은 바 있다. 다만 나 전 의원이 윤심을 표방하고 있지만 친윤계 핵심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도 있다.

친윤계 주자들은 당심 잡기에 바쁜 모습이다. 김기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공부모임 '국민공감'에 참석 후 '친윤계 핵심' 장제원 의원과의 '김장연대' 관측에 "국민들의 건강도, 정치권에 영양분도 잘 공급될 수 있게 하겠다"라고 말했다. 장 의원도 "맞선 본 지 얼마 안 돼서 벌써 결혼하라고 그런다. 커피도 먹어 보고 영화도 같이 보고 밥도 같이 먹어 보고 데이트를 해야 결혼을 결정하지 않겠나"라며 연대설에 여지를 두었다. 이처럼 결선투표 진출을 위해서도 합종연횡 움직임은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비윤계 주자로 꼽히는 유 전 의원의 출마 여부도 관심사다. 유 전 의원은 전날 MBC 인터뷰에서 출마를 묻는 질문에 "시간을 두고 정하겠다"고만 말했다. 그는 뉴시스가 실시한 국민의힘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36.9%를 얻어 1위를 차지했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13.6%로 나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15.3%)에 이어 3위였다. 국민의힘 책임당원 중 이준석 전 대표 시절 대거 입당한 2030세대 당원들의 다수가 유 전 의원 등 비윤계 주자에게 표를 던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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