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땐 재택근무 제발 안되나요” 새벽 출근 직장인 호소

2022. 12. 21.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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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원시에서 서울 마포구로 출퇴근한다.

재택근무의 진짜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일주일 내내 재택근무를 한다'고 응답자는 2.9%에 불과했다.

네이버에 근무 중인 C씨는 "출근하면 물론 집중은 더 잘 되지만, 재택근무를 하면 3시간 통근 시간을 아낄 수 있다"며 "아직 주3일 출근이 더 많지만 새해부턴 완전 재택 근무가 더 늘어날 것 같은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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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1.20대 직장인 A씨. 경기 수원시에서 서울 마포구로 출퇴근한다. 눈 오면 재택하는 회사도 많다고 하지만, 내 얘기는 아니다. 오히려 눈 오는 날은 더 이른 새벽부터 나와야 한다. 교통 체증이 겹치면 지각을 피할 수 없다.

집을 나선 시각은 오전 5시 30분. 아예 씻는 것도 회사 인근 헬스장에서다. 요즘처럼 한파가 심하면 운동은 생각도 하기 싫다. 그냥 헬스장을 목욕탕처럼 빨리 씻고만 나온다.

#2. 서울 송파구에 사는 20대 B씨. 그는 한 IT기업에 근무 중이다. 눈이 8㎝ 이상 쌓인다는 예보에 전날 재택근무를 신청했다. B씨만 한 것도 아니다. 팀원 대부분이 신청하니 눈치 볼 일도 없다. 한파가 예정돼 있을 때도 마찬가지. 누구나 자연스레 재택근무를 신청하고 있다.

A씨와 B씨는 지금 2022년 12월을 같이 보내고 있다. 그런데 둘의 하루는 이렇게 다르다. 코로나 여파로 재택근무하던 때는 끝났다. 상당수 기업은 재택근무를 종료했지만 여전히 , IT업계는 재택근무가 활발하다.

평상시에도 차이는 있지만, 특히나 폭설이라도 내리면 두 사람의 24시간은 전혀 다른 하루가 된다. A씨의 상대적 박탈감은 굳이 얘기할 필요도 없다. 계속되는 한파와 폭설. 재택근무의 진짜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수도권과 중부지방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2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인근에서 시민들이 내리는 눈을 맞으며 거리를 지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까지 수도권과 강원내륙·강원산지·충북북부·경북북부내륙·제주산지에 강한 눈이 돌풍·천둥·번개를 동반해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임세준 기자

상당수 기업은 ‘코로나 엔데믹’ 이후 재택근무를 없애는 추세다. 다시 오프라인 중심으로 돌아왔다. 부동산 데이터 전문기업 알스퀘어가 직장인 41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6명(58.7%)는 지난 7월 이후 ‘재택근무를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5일 이상 출근한다’는 응답자는 69.2%에 달했다. ‘일주일 내내 재택근무를 한다’고 응답자는 2.9%에 불과했다.

가장 큰 이유론 역시 ‘코로나 상황 완화’다. 재택근무 제도가 축소된 이유로 응답자 중 79.5%(복수응답)가 이를 지목, 가장 많았다. 응답자 중 48.7%는 ‘근무 효율 강화를 위해’, 12.8%는 ‘경기 대응 차원에서’라고 답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이 같은 추세에도 특히 눈에 띄는 건 IT업계다. 재택근무가 여전하거나 오히려 확대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지난 7월부터 완전 재택(타입R)과 주 3일 출근(타입O)의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뉘는 ‘커넥티드 워크(Connected Work)’ 근무제를 운영 중이다. 기본적으론 6개월에 한번씩 근무 형태를 변경할 수 있고, 네이버는 일단 이 제도를 2년 가량 유지할 계획이다.

네이버에 근무 중인 C씨는 “출근하면 물론 집중은 더 잘 되지만, 재택근무를 하면 3시간 통근 시간을 아낄 수 있다”며 “아직 주3일 출근이 더 많지만 새해부턴 완전 재택 근무가 더 늘어날 것 같은 분위기”라고 전했다.

카카오도 주1일 대면회의를 비롯해 어디서든 근무할 수 있는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메타버스 근무제’를 유지 중이다. 카카오는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2월부터 원격근무를 시행해왔다.

주1회 출근을 유지해왔던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은 새해부터 ‘근무지 자율 선택제’를 전면 도입한다. 한국 시간 기준으로 근무시간만 지키면 해외에서도 근무할 수 있다.

배달의민족은 올해초부터 주32시간 근무제를 시행 중이다. 매 월요일은 오후 1시에 출근, 오후 다시에 출근하는 방식으로 시간을 줄였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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