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중심 ‘IB(국제바칼로레아) 교육’ 부산 내년 도입…주입식 학교 바꿀까

시교육청 ‘중장기 로드맵’ 발표

- 초등 5곳·중학교 2곳 시범운영
- 대입제도 개편 없인 부작용 우려
- 평가 신뢰·객관성 확보도 관건

부산이 제주 대구에 이어 전국 세 번째로 국제인증 교육 프로그램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국제 바칼로레아)’를 공교육에 도입해 내년부터 시범 운영한다. 일각에서는 IB 수업·평가는 교원의 역량에 달려 있어 교육환경 개선과 전문성 확보 없이는 제대로 운영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21일 부산시교육청 브리핑실에서 ‘IB(국제 바칼로레아) 교육 중장기 로드맵’ 발표 기자회견이 열렸다. 부산시교육청 제공

부산시교육청은 내년부터 초등학교 5곳(부민초 연포초 동궁초 금강초 좌동초)과 중학교 2곳(부산국제중 모전중)을 IB 연구학교로 운영하는 내용을 포함한 ‘IB 교육 중장기 로드맵’을 21일 발표했다. 앞서 시교육청은 초중고를 대상으로 IB 연구학교 공모를 거쳐 대상학교를 선정했다.

전 세계 160여 국가에서 운영하는 IB 프로그램은 스위스에 본부를 둔 비영리교육재단인 국제 바칼로레아기구(IBO)에서 개발한 국제공인 교육 과정이다. 주입식 교육과 달리 학생의 창의적 생각을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수업은 프로젝트형·토론형으로 진행되고 평가는 논술형·절대평가 체제로 이뤄진다. 국내에서는 국제학교 위주로 운영되다가 2019년부터 대구시교육청과 제주도교육청이 공교육에 도입해 운영 중이다. 최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일반고에 IB 확대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교육계 관심사로 떠올랐다.

IBO에서 인증받은 IB학교가 되려면 관심학교→후보학교→인증학교의 과정을 거친다. 학교를 평가하고 심사하는 과정을 통해 정식 교육 기관인 ‘IB 월드 스쿨’로 인증받는다. 이 기간만 최소 2년 정도다. IB의 엄격한 학교 운영 매뉴얼과 수업·평가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모든 교원이 공식 연수를 참여해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IB 월드 스쿨이 31개교로 파악된다. 그중 14개교가 대구에 있다.

IB 도입을 우려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대입 제도 개편 없이 IB를 도입하는 것은 결국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IB 연구학교 공모에 신청 고교가 없던 것도 이런 이유로 분석된다. 또 절대평가 체제인 IB를 도입할 경우 평가에 대한 객관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전교조 부산지부 관계자는 “IB를 진행하는 고등학교의 학생은 수능 시기와 고등학교 과정인 ‘IBDP’ 수료 시험이 겹쳐 수능 응시가 어렵다. 이 때문에 수능 최저 등급을 요구하지 않는 수시 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할 수밖에 없다”면서 “교사의 수업·평가 전문성 향상을 위해서는 업무 부담 경감, 수업 여건 조성 등이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시교육청 류광해 교육정책연구소장은 “IB채점관과 IB 전문 교원을 집중적으로 양성해 수업·평가 혁신을 위한 인력풀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IB 교육을 현장에 정착시켜 더 이상 인재들이 부산을 떠나지 않도록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 IB교육 중장기 로드맵
시기	대상	주요내용
도입기(2023년-2024년)	초·중학교	IB 도입 인프라 구축 등
발전·확산기(2025년-2027년)	초·중·고등학교	IB채점관·IBEN(IB공식전문가집단) 양성 등
정착기(2028년~)	초·중·고등학교	IB학교 성과 확산 등
※자료 : 부산광역시교육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