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하기] 충남대-한밭대 “뭉쳐야 산다?”
[KBS 대전]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이 말, 요즘은 지역 대학가 이야깁니다.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 여기에 과거와는 달리 대학 진학이 필수가 아니라는 인식도 확산하면서 지역 대학들이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건데요.
거점국립대학도 남 일이 아니죠.
2001년 공주대와 공주문화대학의 통폐합을 시작으로 곳곳의 거점국립대학들이 통폐합했고요.
올해 우리 지역에서도 충남대학교와 한밭대학교의 통합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습니다.
지난 2월, 두 학교의 총장 명의로 통합 논의 입장문이 나왔고, 이후 양측 대학 학생과 동문회 같은 구성원들의 반대 여론이 일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충남대와 한밭대는 일주일 뒤인 28일에 공식적인 '통합논의 선포식'을 연다고 발표했는데요.
사실 충남대가 인근 대학과의 통합을 추진했던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05년과 2006년, 2011년에 이어 이번이 벌써 네 번짼데요.
"더는 미룰 수 없다" 양측 대학은 이번에는 반드시 구성원을 설득해 통합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내 비치고 있습니다.
실제로 충남대와 충북대 이렇게 충청권의 거점국립대학 두 곳을 제외하면 다른 지역의 거점국립대학은 일찍이 통폐합을 마친 상태입니다.
저희가 충남대와 한밭대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28일 선포식 이후에 구체적인 논의가 있을 거기 때문에 그 전에는 공식 입장을 내기는 조심스럽다"고 답했고요.
다만 반대 여론을 설득하는 등 구성원들의 의견 수렴과정을 거칠 예정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최근에 통합된 국립거점대, 경남 진주의 경상국립대학교 사례를 살펴볼까요?
지난해 출범한 경상국립대는 이전의 경상대학교와 경남과학기술대학교가 통합한 학교입니다.
경상대는 일찍이 2014년부터 대학 통합에 대한 내부 구성원 의견을 수렴했었는데요.
두 학교의 통합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한 건 2017년 교육부의 국립대학 혁신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부터입니다.
이후 당시 경남과기대에서는 교수회가, 경상대에서는 학생들이 피켓시위를 벌이면서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당시 쟁점이 됐던 사안들은 통합 학칙 마련과 유사 학과 문제, 두 대학 교직원 처우 문제라든가 교명, 재학생들의 졸업장에는 어떤 학교명이 실릴 것인가 같은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들이었습니다.
두 학교는 각각 구성원들 간 여러 차례의 협의 과정을 거쳤고요.
공식 통합논의 4년 만에 통합에 성공한 겁니다.
[전정환/경상국립대 기획처장 : "오랜 기간 동안 각자의 특성을 갖추면서 존재해 온 대학이 갑자기 어느 날 통합하기에는 매우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더라고요. 통합 전에도 노력을 했고 통합 이후에도 했는데 사실 이게 단기간 내에 마무리되기는 힘든 것 같아요. 정말 끝이 없는 소통, 화합 그런 노력이 필요하고…."]
경상대와 경남과기대는 각 학교의 역사가 깊지만, 인지도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차이가 있었다는 점도 충남대, 한밭대 상황과 비슷한데요.
양측 대학의 협의로 신입생 정원 감축 없이 자율적으로 통합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대학 통폐합의 성패를 가른 건 구성원들 간의 '합의'였습니다.
충남대도 앞서 세 차례의 통합 시도가 수포로 돌아갔던 건 구성원의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었죠.
더는 물러설 곳이 없어 보이는 충남대와 한밭대, 긴 마라톤이 될 수도 있는 통합 논의의 결승점까지, 과연 이번에는 끝까지 완주해 낼 수 있을까요?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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