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소수’ 독자에게 보내는 연말 편지

박현철 2022. 12. 21.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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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든 뉴스를 누가 어떻게 읽고 또 어떤 느낌을 받을까.

메일주소가 skrh***@naver.com, 닉네임이 '이세'인 독자님 이 글을 보고 계신가요? 뉴스레터 H:730엔 매일 7~10개의 기사가 소개됩니다.

닉네임 '이세' 독자님이 지난 20일까지 올 한해 뉴스레터 H:730에 담긴 한겨레 기사를 가장 많이 열어보신 분입니다.

말이 나온 김에, 1년 동안 뉴스레터 H:730에서 독자들이 눈여겨본 기사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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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 박현철 | 콘텐츠기획부장

내가 만든 뉴스를 누가 어떻게 읽고 또 어떤 느낌을 받을까. 기사 쓰는 기자라면 예외 없이 하는 고민입니다. 기자가 약간의 수고를 하면 개별 기사를 몇명이 클릭했는지, 더 파고들면 기사를 본 독자들의 성별 비중이나 나이대를 파악할 수도 있습니다. 댓글창에 달린 ‘선플’과 ‘악플’로 독자 성향이나 기사에 대한 호불호를 추측할 수도 있겠죠. 물론 꽤나 번거로운 일이라 기사 쓸 때마다 이런 과정을 거치는 게 쉽지 않지만 말이죠.

독자가 메일함을 열어서 보는 뉴스레터는 뉴스레터 만드는 이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독자들이 보내온 ‘데이터’가 쌓이면 그것 역시 독자의 답장이 되는 것이죠. 한겨레가 만드는 뉴스레터들도 예외가 아닌데요. 이 글은 한겨레의 데일리 뉴스레터 H:730 독자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 독자들에게 보내는 연말 감사편지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2021년 2월21일 1호를 발송한 H:730은 2022년에도 1월3일부터 빠짐없이 월~금요일 아침 7시30분 독자 메일함으로 배송됐습니다. 지난주 금요일(12월16일)까지 모두 239통의 레터가 발송됐네요. 현재 H:730의 구독자는 1만5천명이 조금 넘는데요. 이들 중 239통 뉴스레터를 모두 열어본 독자, 즉 지난해부터 구독을 시작해서 올해 뉴스레터를 빠짐없이 열어본 독자는 모두 310명입니다. 저나 저희 부서원 같은 뉴스레터 제작자들을 춤추게 하는 분들이죠. 310명은 많은 걸까요, 적은 걸까요?

한분 한분의 닉네임(뉴스레터에선 이름 대신 닉네임을 사용합니다)을 여기에 적고 고맙다 말하고 싶지만, 310명은 좀 많습니다.(맞습니다. 많은 겁니다.) 매일같이 열어 보다 하루나 이틀, 피치 못할 사정으로 빠뜨린 구독자들에게도 고맙다 말해야겠죠. 이틀에 하루꼴로 열어본 독자(오픈율 50%)만 6천명 가까이 됩니다. 특정 소수에게 보내는 편지에 맞게 대상을 좁혀 보겠습니다.

메일주소가 skrh***@naver.com, 닉네임이 ‘이세’인 독자님 이 글을 보고 계신가요? 뉴스레터 H:730엔 매일 7~10개의 기사가 소개됩니다. 하이퍼링크 형태로 걸려 있어 독자들이 클릭한 수를 파악할 수 있는데요. 닉네임 ‘이세’ 독자님이 지난 20일까지 올 한해 뉴스레터 H:730에 담긴 한겨레 기사를 가장 많이 열어보신 분입니다. 235개의 기사를 클릭하셨는데요. 그 기사들이 ‘이세’ 독자님에게 만족스러웠을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말이 나온 김에, 1년 동안 뉴스레터 H:730에서 독자들이 눈여겨본 기사들을 소개합니다. 클릭 수 1위부터 5위까지, 기사의 제목과 기사를 쓴 기자의 이름입니다.

·왜 어떤 아침은 개운하고 어떤 날은 찌뿌둥할까…4가지 차이(곽노필)

·친한 친구를 입양해 법적 가족이 됐다(서혜미)

·통제 부재가 부른 통제 불능, 이태원 인명 피해 키웠다(곽진산 고병찬 이우연 안태호)

·성적 행위 전 ‘동의’, 무엇을 어떻게 얻어야 하냐고요?(임재우)

·‘윤 최측근’에 맡겨진 검찰 인사·조직…중립성 뿌리부터 흔들(김경욱 손현수 서영지)

5위 안엔 들지 못했지만, 다음 기사들도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지역 공무원이 말했다…“단체 정관서 성평등 빼면 등록해줄게”’(최윤아), ‘맞춤법을 없애자는 국어학자’(허윤희), ‘동성결혼 안 되는 이유가 뭐죠?…그들은 동사무소를 찾아갔다’(이주빈). 어떤 ‘인사이트’가 간파되시나요?

사실 저희 일은 독자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한주, 한달, 일년 동안 쌓인 독자들의 ‘메시지’를 해석하는 일이 남았습니다. 많이 본 기사들뿐만 아니라 많이 보지 않은 기사들이 뜻하는 메시지도 공부해야겠지요. 2023년에도 아래 어느 독자의 답장처럼, ‘진심’을 주고받는 뉴스레터를 전하겠습니다.

“꾹꾹 눌러 담은 진심이 느껴지는 레터였습니다. 치열한 고민이 담긴 기사들 덕에 덜 고통스러운 독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날카로운 눈빛으로 기사를 읽고 둥근 마음으로 응원할게요.”(2022.12.15)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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