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논란 '결혼지옥' 제작진, 도덕적 책임은…

김가영 2022. 12. 21. 19:3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이하 '결혼지옥')이 아동의 인권이 침해당하는 현장을 방송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제작진이 도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송 이후 논란이 계속되자 제작진은 "부부의 문제점 분석에만 집중한 나머지, 시청자분들이 우려할 수 있는 장면이 방영되는 것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며 "방송 후 이어진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을 접하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다. 해당 아동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지 못하고 많은 분께 심려를 끼친 점, 다시 한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나아가 저희 제작진과 오은영 박사는 이 가정과 아동의 문제를 방송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지원하려 한다"고 사과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MBC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이하 ‘결혼지옥’)이 아동의 인권이 침해당하는 현장을 방송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제작진이 도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9일 방송된 ‘결혼지옥’에는 재혼 가정의 사연이 공개됐다. 방송에서 남편은 의붓딸인 7세 아이가 싫다고 의사 표현을 하는데도 끌어안고 놓아주지 않거나, ‘가짜 주사 놀이’라며 엉덩이를 찌르는 등 스킨십을 했다. 아내가 “하지 말라”고 말렸지만 남편은 멈추지 않았고 “딸과 몸으로 놀아주는 타입”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딸은 이를 괴롭힘으로 인식했다.

해당 회차가 방송된 후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비난이 쏟아져 나왔다. MBC 시청자 소통센터 게시판에는 제작진의 사과와 프로그램 폐지를 요구하는 글이 이어졌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는 프로그램과 관련된 항의 민원이 21일까지 2900여 건이나 접수됐고 이들 가족의 거주지 관할인 전북 익산경찰서 여성청소년강력팀에는 아동학대로 사건이 접수되는 후폭풍도 발생했다.

‘제작진의 도덕적 책임’에 대한 지적은 시청자들에게 아동 학대, 심지어는 성범죄로까지 보이는 장면의 현장을 목격하고도 촬영을 위해 방치했다는 점 때문이다. 김항심 한국아동인권센터 센터장은 “다정한 스킨십도 아이의 의사를 물어봐야하고 동의를 구해야 하는 것이 원칙인데 그게 지켜지지 않았으니 아동에 대한 폭력”이라며 “제작진이 목격을 했다면, 거기에서 정확히 개입을 하고 폭력이라는 걸 경계를 세워줬어야 하는데 그런 것 없이 방송에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아이에 대한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방송 촬영이 중심이 되는게 아니라, 윤리적 기준이 중심이 됐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방송 이후 논란이 계속되자 제작진은 “부부의 문제점 분석에만 집중한 나머지, 시청자분들이 우려할 수 있는 장면이 방영되는 것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며 “방송 후 이어진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을 접하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다. 해당 아동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지 못하고 많은 분께 심려를 끼친 점, 다시 한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나아가 저희 제작진과 오은영 박사는 이 가정과 아동의 문제를 방송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지원하려 한다”고 사과했다.

김가영 (kky1209@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