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배우 '킹덤'"…'젠틀맨' 주지훈, 돈이면 다 하는 흥신소 사장 아니었네(종합)[현장의 재구성]
[OSEN=김보라 기자] 돈 받고 일하는 흥신소 사장이 이렇게 정의롭다니…. 스크린 너머에도 이런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꽤나 살맛이 날 것 같다. 의인 한 명이 세상을 완전히 바꿀 수는 없지만, 그런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도미노 효과처럼 파급력이 커져 조금이나마 살기 좋아지지 않을까.
주지훈이 새 영화 ‘젠틀맨’에서 돈만 받으면 무슨 일이든 하는 일명 ‘흥신소’ 사장으로 변모한 가운데, 정의롭고 의로운 기존의 영웅적 이미지를 탈피했다. 흥신소를 운영하는 사람이 편견을 깨부수고, 돈의 액수를 떠나 정의로운 일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연출을 맡은 김경원 감독은 21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젠틀맨’의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저희 영화가 판타지스러운 면이 있긴 하다”며 “하지만 저는 사연이 많아 보이는 한 남자가 어두운 뒷골목을 걷는 모습을 떠올렸는데, 이 시대에 그런 사람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전했다.
김 감독은 기존의 히어로물이나 범죄 액션물을 참고하지 않고, 그 어디서도 보지 못 했던 영화적인 느낌을 주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김경원 감독이 연출한 ‘젠틀맨’(제작 트릭스터, 공동제작 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제공 콘텐츠웨이브, 배급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은 성공률 100% 흥신소 사장 지현수(주지훈 분)가 실종된 의뢰인을 찾기 위해 검사 행세를 하며 불법, 합법 따지지 않고 나쁜 놈들을 쫓는 범죄 오락 영화. 전작 ‘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2017) 이후 5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젠틀맨’은 흥신소 사장 지현수를 연기한 주지훈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 작품이다. 그의 등장부터 퇴장까지 움직임 하나에도 멋진 사연이 묻어있기 때문이다.
이날 주지훈은 “저 혼자서 영화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촬영 전 감독님을 자주 만나서 콘티 작업부터 촬영 이후까지 상세하게 대화를 나누며 파악해 나갔다”고 말했다.
주지훈은 과거와 현재를 복잡하게 넘나드는 지현수의 서사를 정확히 파악했고, 완전히 계산된 연기를 보여줬다.
이에 그는 “저는 공기로 체감할 수 있게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고 매일 촬영을 마친 뒤에도 그 다음을 어떻게 넘어갈지, 감독님은 또 어떻게 풀어가실지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배우로서 자신의 자세를 전했다.
좌천된 독종 검사 김화진 역의 최성은은 “선배님들과 나이 차이가 크고 경험도 많지 않아서 저는 제가 나온 부분만이라도 잘 소화하려고 했는데 주지훈 선배님은 전체를 다 꿰뚫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고 칭찬했다.
이에 대형 로펌 대표 변호사 권도훈을 연기한 박성웅은 “‘주지훈이 현장에서 왜 이렇게 연기를 대충하지?’ 싶었는데 오늘 보니 이 친구가 다 계획이 있었구나 싶다”고 최성은에 이어 칭찬을 보탰다. 그러면서 박성웅은 “역시 큰 배우다. ‘킹덤’이지 않나.(웃음)”라고 농담하며 웃었다.
‘젠틀맨’은 착한 영웅만이 이 세상을 살린다는 범죄 오락물의 흥행 공식을 가차 없이 깨버리며 ‘젠틀맨’만의 스타일을 완성했다.
물론 액션 장면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배우들의 대사, 캐릭터 스타일, 그리고 클라이맥스에 이르기까지 모두 기존 스타일을 전복시켰다. 특히나 주지훈의 팬이라면 한 치의 오차 없는 슈트핏과 적절하게 녹아낸 카리스마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직업고하를 떠나 누구든 마음속에 정의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자 했던 ‘젠틀맨’은 그만큼 악한 빌런 캐릭터가 필요했기에 박성웅의 존재감은 필수불가결이다. 박성웅표 빌런은 그 어떤 배우들보다 드라마틱하다.
더불어 신예 최성은은 냉철하고 도도한 매력을 선보이며 숨길 수 없는 정의감을 보여줬다. 자신과 너무 다른 지현수와 갈등하면서도 목표가 같다는 것을 알고 친밀감을 느끼며 동료로서 성장해 나가는 모습에서 인간의 진정성이 무엇인지 일깨운다.
김경원 감독은 “‘젠틀맨’은 하나의 장르로 규정할 수 없는 게 있어서 초반부에 연기, 대사 등 여러 가지 장치로 보여주려고 했다”면서 “초반부에 잘 따라오시면 마지막까지 재미있게 보실 수 있다”고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젠틀맨’은 오는 28일 극장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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