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통상단속’이라는데…“청장님 신호 3번 받으셨다” 공지?
[앵커]
보신 것처럼, 경찰 입장은 "통상적인 꼬리물기 단속을 한 건데, 공교롭게도 청장 퇴근시간과 겹쳤다"는 겁니다.
그런데 KBS가 취재한 바로는 현장에서 '청장 차량'을 지켜보며 일일이 '무전보고'를 하는 직원이 있었고, 해당 무전에는 '청장'을 칭하는 내부 용어도 또렷이 등장했습니다.
최근에는, 윤희근 청장 퇴근길과 관련된 내부 공지가 돌았다는 제보까지 KBS에 접수됐습니다.
이어서 김성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영하 10도 추위가 닥쳤던 이달 중순 저녁.
윤희근 경찰청장의 관용차가 청사를 나서자, 경찰관 한 명이 걸어서 뒤를 따릅니다.
청장이 탄 차량을 지켜보며 어딘가로 무전 보고를 합니다.
[경찰/음성변조 : "거기서 '유턴'할지 아니면 '좌회로'할지 모르겠어요. 그건 안 보여요 너무 멀어요."]
청장을 칭하는 내부 용어도 등장합니다.
[경찰/음성변조 : "('청 하나(청장)' 나오실 때 콜이 안 걸렸지? '청인집(경찰청)' 정문에서 좌회전 한 거예요?) 아니야, 북문에서 우회 타가지고..."]
청장 차가 신호를 받고 도로를 완전히 빠져나가자, '상황 종료'가 언급됩니다.
[경찰/음성변조 : "종산(상황종료)해도 될 것 같아."]
경찰은 이 날 일에 대해서도 시민을 위한 조치였다고 주장했습니다.
경찰청 '정문 공사' 때문에 따로 안전 관리를 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무렵, 경찰 내부에는, 다음과 같은 공지 사항이 돌았다고 합니다.
'경찰청 앞 근무자는 17:30까지 도착, 서대문서 근무자와 2인 1조로 근무', '청장님께서 퇴근길 좌회전 신호를 세 번 받고 나오셨다'.
KBS로 들어온 이 제보를 담당 부서는 부인했습니다.
공지를 뿌린 것으로 지목된 부서 측에선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냈고, 현장 조치와 관련해선 "퇴근길 꼬리물기를 해소하려는 근무였다"고 밝혔습니다.
일부 고위급 경찰 관계자들은 마찬가지로 '꼬리물기'를 거론하면서 "단속 필요성을 '내'가 말했다, '청장' 지시는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KBS가 접촉한 복수의 또다른 경찰 관계자들은 '청장 이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관리를 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경찰청 사무분장 규칙 상, 교통 경찰은 요인 경호와 집회 시위 교통관리를 할 수 있지만, 경찰청장 등 특정 기관장을 위한 통제 업무는 수행할 근거가 없습니다.
청장 퇴근길에 관한 '내부 공지'설이 제기된 시점은, 경찰 고위급 인사를 앞둔 무렵이었습니다.
KBS 뉴스 김성숩니다.
촬영기자:하정현/영상편집:김종선/그래픽:이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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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기자 (sso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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