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트럼프의 소득·납세를 일반에 완전공개하기로 투표결정

김재영 기자 2022. 12. 21. 19:2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사내용 요약
4년 소송 대법원 승소로 하원 세입위 6년치 신고서 확보
공화당 우세 새 하원 들어서기 전에 신고서의 일반 공개 실현시켜

[팜비치=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1월15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2024년 차기 대선 출마 선언 후 주먹을 움켜쥐고 지지자들에게 화답하고 있다. 2022.11.16.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미국 하원 세입위원회는 20일 자정(한국시간 21일 오후2시) 직전 도널드 트럼프 전대통령이 공개를 거부해온 소득 및 납세 신고서를 일반에 공개하기로 투표 결정했다.

이날 세입위는 4시간 넘게 비공개 회의로 트럼프 소득납세 문서를 일반에게 공개하느냐 문제를 놓고 격론을 벌이다 결국 투표에 들어가 민주당 우세의 현 세입위 당별구성 그대로 24 대 16으로 공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며칠 내로 트럼프 부부의 주민등록번호(사회보장넘버)와 은행계좌 등 개인정보만 검게 가려진 채 트럼프의 2016년~2021년 6년치 세금 문서를 일반도 볼 수 있게 되었다.

트럼프 전대통령은 2016년 대통령선거에 출마하면서 미 대선출마 후보의 전통이 되어온 소득납세 신고서 공개를 거부해 비판을 받았다. 트럼프는 연방 국세청(IRS)이 자신의 신고서를 '실사 검증' 중이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으나 실사중에도 제출 신고서의 복사본은 공개할 수 있다.

민주당은 하원을 장악한 직후인 2019년에 트럼프의 세금신고 문서 2016년~2021년 6년치를 세입위에 보낼 것을 국세청과 지휘부서인 재무부에 요구했으나 트럼프 재임 당시의 이 부서들이 거부하자 법원에 제소했다. 트럼프는 2017년 1월부터 2001년 1월까지 재직했으며 소송이 계속되다 지난달 연방 대법원이 하원 세입위 주장이 타당하다며 트럼프 세금자료의 하원 이송을 국세청에 명령했다.

세입위는 '연방 조세법' 개정을 위해 트럼프가 비공개해 온 문서를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또 이날 세입위 민주당 의원들에 따르면 국세청은 트럼프의 해당 소득납세 신고에 대한 실사를 2019년에야 시작했다.

모든 미국인은 해마다 4월15일까지 전년도 소득과 납세 내역을 국세정에 신고해야 한다. '텍스 리턴'으로 불리는 이 신고서는 이미 사안별로 납부한 세금이 납세 의무액보다 더 많다면서 이의 환급을 요청하는 서류이기도 해 대부분 납세자가 한두 달 내에 연방 국세청(IRS)으로부터 요청액대로 환급받고 있다.

지난달 대법원의 하원 이송 결정 전부터 트럼프가 얼마나 벌어서 얼마를 세금으로 냈는지가 큰 관심이었다. 뉴욕 타임스는 2020년에 2010년까지 15년 간의 트럼프 세금 신고서를 입수했다면서 트럼프는 '15년 기간에 10년 동안 연방 소득세를 단 한푼도 물지 않았다. 부동산 사업 적자가 너무 컸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1995년에 부동산 사업에서 무려 10억 달러의 적자를 봐 이후 18년 동안 연방 소득세 감면 조치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 지는 트럼프 세금소득 자료의 일반 공개에 앞서 세입위가 언론에 공개한 내용을 소개했는데 부부 합산 신고의 트럼프 부부는 2015년~2020년 6년 기간 중 4년이 해마다 마이너스 소득이었다. 이자, 배당 및 자본이득 소득으로 돈을 벌고도 임대료, 파트너십 이득 분할 등으로 경비가 더 나갔다는 것이다. 4년 간의 적자 규모가 5300만 달러에 달했다.

트럼프 부부는 해당 6년 동안 매년 소득세를 내기는 했으나 대선 때인 2016년과 취임 첫해 2017년을 포함해 3년 동안 세 차례 모두 단 750달러 씩을 납세하는 데 그쳤다. 소유 자산이 30억 달러(4조원)가 넘는다고 자랑해온 부동산 재벌이 개인소득세로 고작 해마다 100만 원 정도만 냈던 것이다.

취임 2년 째인 2018년은 이런 트럼프 재정 상황으로는 비정상적으로 좋아 1년 총소득 2430만 달러에 세금 100만 달러를 내 미국 총가계 중 0.01% 최상위에 올랐다.

수 일 내로 일반에 공개되면 트럼프의 자산, 소득원, 자선기부 및 외국 금융기관 등 대외 채무 등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세입위의 간략 공개에 따르면 도널드와 멜라니아 트럼프 부부가 6년 간 연방 소득세로 내야할 세금이 모두 180만 달러였다. 이는 국민연금 납입금, 가업인 부동산 자영업 세금, 가족고용세금 등 원천징수 세금을 제외하고 과표 공제와 세율 공제를 거친 순 소득세 규모다.

미국의 텍스 리턴은 우리의 원천징수 근로소득세 연말정산과 종합소득 신고를 합한 것과 같다.

이 같은 6년 간 180만 달러 납세의무 규모는 2016년 대선 때 트럼프의 라이벌인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보다 훨씬 못한 수치다. 당시 트럼프의 텍스 리턴 공개거부에 힐러리가 즉시 공개한 빌 클린턴 전대통령과의 2015년 소득 및 납세(2016 텍스 리턴) 신고에서 밝힌 총납세액은 460만 달러에 달했다. 힐러리는 당시 120만 달러의 환급을 요청해 환급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미 하원은 내년 1월3일부터 11월 중간선거서 9석 차 승리를 거둔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행사한다. 현 레임덕 의회의 다수당 민주당은 해가 가기 전에 트럼프 세금자료 공개를 실현시켜야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y@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