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기싸움 협상교착 장기화…김의장 '23일 예산 본회의' 통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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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올해를 열흘밖에 남기지 않은 21일에도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둘러싸고 팽팽한 기 싸움을 거듭했다.
자칫 2014년 이후 9년 만에 해를 넘겨 예산안을 처리하는 사태가 현실화할 조짐을 보이자 김진표 국회의장은 예산안 처리를 위해 오는 23일 본회의를 열겠다는 '최후통첩'을 보내며 여야 합의를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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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국조도 변수…'한총리 증인채택·기간 연장' 등 대립 조짐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류미나 김철선 기자 = 여야는 올해를 열흘밖에 남기지 않은 21일에도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둘러싸고 팽팽한 기 싸움을 거듭했다.
자칫 2014년 이후 9년 만에 해를 넘겨 예산안을 처리하는 사태가 현실화할 조짐을 보이자 김진표 국회의장은 예산안 처리를 위해 오는 23일 본회의를 열겠다는 '최후통첩'을 보내며 여야 합의를 압박했다.
김 의장이 헌정사상 초유의 '야당 수정안 의결' 가능성까지 시사함에 따라 예산안 협상 정국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모습이다.
김 의장은 이날 오후 발표한 입장문에서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오는 23일 오후 2시 개의할 예정"이라며 "교섭단체 간 합의가 이뤄지면 합의안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본회의에 부의된 정부안 또는 민주당 수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의장이 앞서 중재안을 내놓고 협상 시한까지 15일, 19일 등으로 제시했음에도 여야 협상이 공전을 거듭하자 아예 본회의 시간을 못 박고 합의 도출을 요구한 것이다.
이를 놓고 사실상 '정부 동의'가 마지막 열쇠가 된 상황에서 김 의장이 본회의 시점을 못 박아 대통령실을 향한 직접적인 압박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야가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와 행정안전부 경찰국·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예산 등 '양대 쟁점'에 묶여 협상을 진전시키지 못하는 것은 쟁점 예산을 윤석열 정부의 철학이 결부된 문제로 인식하는 대통령실의 부정적 반응 때문이라는 시각이 정치권에서는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간의 협의 상황을 고려하면 여야가 충분히 합의할 정도의 의견 접근을 이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협상 교착의 원인이 대통령실에 있다고 주장했던 더불어민주당은 김 의장 입장 발표가 협상 타결의 실마리가 되길 기대하는 모습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의장도 어제 오전에 여야 원내대표와 만난 비공개 회동의 분위기로는 큰 물꼬가 터졌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이후의 여전한 상황을 납득할 수 없다고 보고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 입장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앞서 국회에서 열린 백봉신사상 시상식 직후에는 "하염없이 대통령의 입만 쳐다보면 어떻게 하느냐", "대통령은 거기에 깨알같이 지침을 줘서 액수와 퍼센트까지 가이드라인을 친다"며 대통령실을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김 의장 통첩에 고심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내부에서는 예산안 처리를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한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제 더 못 미룰 거 같다. 합의해서 합의로 가든지 아니면 민주당 수정안 가든지 정부 원안 가든지 셋 중 하나이지 않겠나"라며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원내 관계자는 "반드시 그때까지 처리될 수 있도록 양당 협상의 속도를 내달라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날부터 정상 가동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도 예산 정국의 변수가 될 수 있다.
그간 '보이콧'까지 거론해 온 국민의힘이 전격적으로 특위에 복귀한 만큼, 기본적으로는 예산안 협상에서도 물꼬를 틀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많다.
그러나 국정조사 특위 정상 가동에 여전히 현실적인 난관이 많다는 점에서 '살얼음판'을 걷는 형국인 것은 마찬가지다.
당장 한덕수 국무총리를 포함한 증인 채택, 17일밖에 남지 않은 특위 활동 기간 연장 등을 둘러싸고 여야는 대립할 조짐이다.
snc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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