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 경제성장률 현실화… 한국경제 ‘침체 늪’ 우려

구현모 2022. 12. 21.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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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1일 발표한 내년도 경제성장률이다.

지난 6월 정부가 '하반기 정책 방향'에서 발표한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2.5%였으나 반년 만에 0.9%p 낮추면서 이례적으로 비관적인 전망치를 내놓았다.

추경호 부총리는 "최근 세계 경제 상황이 안 좋아지고 있는 만큼 지금까지 나타난, 정부가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장 솔직하고 객관적인 전망치를 국민들께 말씀드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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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2023년 하반기 경제 회복세 가능성 높다"

‘1.6%’

정부가 21일 발표한 내년도 경제성장률이다. 지난 6월 정부가 ‘하반기 정책 방향’에서 발표한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2.5%였으나 반년 만에 0.9%p 낮추면서 이례적으로 비관적인 전망치를 내놓았다. 이번 전망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의 전망치보다도 낮은 수치이자 잠재 성장률(2%)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그만큼 현재까지 드러나고 있는 물가, 금리, 수출 등 대내외적인 경제 지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21일 오후 부산 남구 부산항 용당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6개월 만에 성장률을 비관적으로 바라본 까닭은 올 하반기 산업생산활동 지수가 큰 폭으로 내렸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22년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올해 10월 전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5.4(2015년=100)로 전월 대비 1.5% 감소했다. 전산업생산은 7월(-0.2%), 8월(-0.1%), 9월(-0.4%)에 이어 넉 달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생산이 넉 달 연속으로 감소한 것은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1∼5월 이후 처음이다. 특히 10월 감소 폭은 2020년 4월(-1.8%) 이후 2년5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합동브리핑에서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한국은행과 KDI가 성장률을 발표한 시점에는 10월 산업생산활동 지표가 나오지 않은 상태였는데 수치를 확인하니 당초 생각보다 크게 감소(-1.5%)했기 때문에 정부가 더 비관적으로 볼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추경호 부총리는 “최근 세계 경제 상황이 안 좋아지고 있는 만큼 지금까지 나타난, 정부가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장 솔직하고 객관적인 전망치를 국민들께 말씀드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경제성장률이 2%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1956년 0.6% △2차 석유 파동 직후인 1980년 △IMF 위기였던 199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 등 딱 5차례뿐이다. 정부의 예상대로 내년 우리 경제가 1.6% 성장한다면 코로나가 창궐한 2020년 이후 3년 만에 최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아울러 통계 작성 이래 역대 6번째로 낮은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2023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기섭 고용노동부 차관, 오태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추 부총리, 김주현 금융위원장,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뉴시스
다른 기관에서도 한국의 내년도 성장률에 대해 암울한 전망치를 내놓았다. 지난 12일에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은 한국 경제가 내년도 1.5% 성장에 그칠 것이라 분석한 바 있다. 지난 9월에는 2.3%로 에측했지만 3개월만에 무려 0.8%p나 낮춘 것으로 현재까지 발표된 전망치 중에서는 가장 낮다. ADB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49개국 중 일본, 호주, 뉴질랜드를 제외한 46개국의 성장률을 분석한다. 한국은행도 내년도 성장률을 2.1%로 예측했으나 지난달 1.7%로 수정하기도 했다. 

특히 이런 불황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장기 침체의 늪에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전날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한국무역협회가 개최한 조찬 특강에서 “한국경제는 이미 저성장의 시대에 접어들었고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1960년 이후 최초로 1%대 성장률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내년이 초저성장의 늪에 빠지느냐 아니면 경제 재도약을 통해 글로벌 중추국가로 발전하느냐 갈림길에 서 있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다만 정부는 내년도 하반기부터는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추 부총리는 “내년 경제는 상반기에 수출, 민생 등의 어려움이 집중되고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회복되는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구현모 기자 li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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