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테라비트시대` 열 광반도체 앞서가려면
"더 빠르게, 더 많이, 더 작게." 올림픽 표어 같은 이 슬로건은 광통신의 혁신(breakthrough)을 가져온 동력이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빛을 매개체로 가장 많은 데이터를 전달하는 광통신은 1초에 1테라비트의 데이터를 보내는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1테라(1Tbps) 속도는 300페이지 분량 소설 42만여 권의 책을 1초 만에 전송할 수 있다. 이는 국립중앙도서관 1000만여 권의 책을 24초 만에 전송할 수 있는 꿈의 속도라 할 수 있다. 광통신 속도의 발전은 광부품의 소형화·집적화를 통해 산업적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필자는 더 작게 만든다는 것의 의미와 혁신 기술에 대해 주목하고자 한다.
집적화 기술이 가져온 가장 극적인 변화는 컴퓨터 발전 역사에서 드러난다. 1958년 발표된 IBM 최초의 트랜지스터 기반 컴퓨터인 IBM 7070은 무게 10.5톤에 방 하나를 채울만한 크기로 초당 2만7000번의 연산을 수행할 수 있었다. 미국의 1인당 GDP가 3000달러, 즉 현재의 20분의1도 되지 않을 때 100만 달러에 가까운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1977년 스티브 잡스는 초당 43만번의 연산을 할 수 있는 컴퓨터를 책상 위에 놓을 수 있는 조그마한 상자에 담아 1300 달러에 판매했다. 현재의 스마트폰은 애플 컴퓨터의 100만 배에 달하는 연산 속도를 가지면서도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는 크기로 줄어들었다. 가격은 거의 같다.
이런 극적인 변화를 가져온 것은 전자소자의 집적회로 기술 발전 덕분이다. 실리콘 전자 반도체 집적회로(IC) 기술은 3nm 반도체 공정 양산 돌입을 목전에 두고 있을 만큼 더욱 발전했다. '무어의 법칙'이 한계에 이를 정도로 집적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반도체 기업들이 집적화 향상에 사활을 걸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생산성 증대로 인한 가격 경쟁력 확보다. 더불어 소형화와 소모 전력 감소 효과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와 스마트 기기의 발전은 데이터의 홍수를 가져왔다. 우리들의 일상이 데이터로 기록되고 대용량 연산을 요구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이 보편화하면서 매년 생산되는 데이터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 생산된 데이터는 100제타바이트(Zetta; 10의 21제곱)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며 2030년에는 올해보다 10배 더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많은 데이터들이 칩과 칩, 서버와 서버, 데이터센터와 데이터센터 사이를 계속 오가고 있다. 그만큼 연결이 중요해 졌으며 칩과 서버, 스위치의 입출력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의미이다. 전기신호로 연결하는 것은 속도와 소모전력 면에서 한계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하며, 광연결 소자가 전자 반도체 칩과 함께 패키징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광연결 기술의 진화 방향과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광통신 기술이 넘어야 할 허들이 있다. 광부품은 비싸다는 인식이 있고, 실제로도 전자부품에 비해 비싼 것이 사실이다. 가장 큰 이유는 아직 실리콘 전자 반도체 칩처럼 대량으로 찍어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광원, 광변조기, 광검출기, 렌즈, 광다중화기 등 개별 광소자들을 광정렬과 어셈블리 과정을 통해 생산하기 때문에 대량생산이 쉽지 않다.
대안은 없을까? 라이트 카운팅(Light Counting), 욜(Yole) 등 시장분석 기업을 포함한 많은 전문가들은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이 광부품 산업을 노동집약적에서 장치집약적 산업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은 기존 실리콘(CMOS) 반도체 제조공정을 사용해 여러 광소자를 하나의 칩으로 설계 제작하는 기술이다. 한 마디로 광소자를 실리콘 전자 반도체 IC처럼 찍어낼 수 있는 기술이다. 전자 IC는 칩 안에 전자가 이동하면서 기능을 하듯이 실리콘 포토닉스 IC는 빛이 도파로(wave guide)를 흘러 다니며 기능을 수행한다.
실리콘 전자 반도체 IC기술은 무어의 법칙 한계에 도달한 성숙한 상태이지만, 실리콘 포토닉스 IC 기술은 이제 막 청소년기를 지난 젊은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은 광 집적화 기술 한계를 극복하면서 '더 빠르게, 더 많이, 더 작게'라는 더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도전 정신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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