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심 100% 변경은 '윤심만 어명'?…유승민 "윤석열 사당화"

박준우 기자 2022. 12. 21.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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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 비대위가 당심 100%로 전당대회 룰 변경을 추진하고 있죠. 비윤계를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유승민 전 의원은 군사작전을 방불케 한다며 '윤석열 사당화'를 위한 작업이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선원 여러분 안심하십시오 대한민국 해군입니다.]

'아덴만 여명' 작전, 지난 2011년 1월 대한민국 해군이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된 삼호 주얼리호 선원들을 무사히 구출한 성공적인 작전이죠. 소말리아 인근의 아덴만 해상에서 새벽에 개시된 기습작전이었습니다. 작전명이 '아덴만 여명'인 것도 이 때문인데요. 국민의힘 비대위도 최근 기습 작전을 수행했습니다. 윤심의 어명에 따라 윤심만 따르겠단 계획일까요? 이른바 '윤심만 어명' 작전인데요. 민심 3대 당심 7이었던 전당대회 룰을 당심 100%로 전격 변경하기로 한 겁니다.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100만 당원 시대라는 게 뭐냐면 100만 당원 시대라는 건 당심이 곧 민심이라는 얘기에요. 100만 당원쯤 되면 당심과 민심이 분리될 수 없는 거예요.]

윤석열 대통령, 윤핵관 4인방 부부에 이어 지도부와 한남동 관저에서 만찬을 함께 했죠. 이후 윤심에 따라 2말 3초 전대 개최가 유력하단 설이 돌았는데요.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과 독대설도 흘러나오더니 결국 전당대회가 3월 초로 확정됐습니다. 곧이어 윤 대통령이 사석에서 전당대회 룰을 당심 100%로 바꾸는 게 어떻겠냐고 말했다는 기사도 나왔는데요.

[김행/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지난 16일) : 대통령의 사석에서 한 발언이 어떻게 입증이 되겠어요. 물론 이제 경향신문이 오보다, 이렇게 저도 단정 지을 생각도 없고요. 사실은 그런데 그 해당 기자를 저도 잘 알아요. 기사를 잘 쓰는 기자인데…]

그리고 지난 19일, 비대위는 당심 100% 개정안을 일사천리로 의결했습니다. 해당 기사가 나온지 불과 4일 만이었습니다.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난 19일) : 100% 당원 선거인단 투표로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것으로 비대위원들 모두 의견을 모았습니다.]

당장 당내에서는 반발이 터져 나왔는데요. 변변한 의견 수렴 과정도 없이 룰 변경을 졸속으로 추진했다는 겁니다.

[허은아/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충분한 의견 수렴이 있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지도부에서는 나름의 절차를 밟았다고 생각하실 수 있겠습니다만 보여지는 입장과 일반 당원 입장에서는 너무 성급하다고 충분히 오해할 수 있는 그런 프로세스였다고 생각합니다.]

당내 의원들의 총의를 모으는 회의, 의원총회인데요. 이 의총조차 열리지 않고 내려진 결정이었습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어제) : 저는 이게 우리 당의 흑역사로 남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전당대회 룰같이 당의 중대한 문제들은 의총을 열어서 반드시 토론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이번 전당대회 룰 변경은 의총 토론이 아예 없었어요.]

룰 개정에 가장 크게 반발하는 건 당권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입니다. '윤심만 어명 작전'이라 쓰고 '유승민 축출 작전'이라고 읽는다고 본 건데요.

[유승민/전 의원 (YTN '뉴스라이더') : 이렇게 전격적으로, 기습적으로 무슨 군사작전하듯이 할 줄은 몰랐죠. 민심을 완전히 없애는 이번의 폭거, 이 폭주 이거는, 저는 윤석열 대통령이 뒤에서 지휘·감독을 하고 오더를 내리고 윤핵관들이 지금 완장을 차고 앞장을 서서 이런 폭거를 저지르는 건데, 그분들이 해당 행위를 하는 겁니다.]

유 전 의원은 룰 개정은 승부조작이라며 사실상 유승민 제거용이라고 날을 세웠는데요. 물론 반론도 있습니다. 유 전 의원이 지동설도 아닌 '유동설'을 믿고 있다는 건데요. 세상이 모두 유승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도 아니건만 피해의식이 지나치다는 시각이죠. 그럼에도 유 전 의원이 유동설을 펼칠 수밖에 없는 이유, 민심을 반영하는 여론조사에 유 전 의원이 크게 앞서고 있기 때문인데요.

[유승민/전 의원 (YTN '뉴스라이더') : 지난 몇 달간 계속 여론조사에서 제가 민심에서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는 걸 보셨으니까 민심에서 앞서고 있다는 거는 그 사람이 그만큼 총선 본선에 가서 경쟁력이 있다는 거거든요.]

오늘(21일) 발표된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유 전 의원이 36.9%로 1위를 차지했는데요. 2위인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의 격차가 20%포인트 이상입니다. 친윤 후보로 꼽히는 김기현 의원과는 6배 이상 차이가 나는데요. 여론조사에서 밀리는 친윤계가 당심 100% 룰 개정에 나선 배경이란 분석입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국민의힘은 국민은 없고 유승민 전 의원은 절대 당대표가 될 수 없다, 그래서 국민의힘이 아니라 대통령의 힘이 작용되는 그런 정당 아니에요?]

국민의힘은 당심 100%로 모자라 한 가지 안전장치를 더 추가했죠. 결선투표제인데요. 최다 득표자의 득표율이 50%를 넘지 않으면 1·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다시 투표하는 방식입니다.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난 19일) : 또한 당원들의 총의를 확인하고 당대표의 대표성을 제고하기 위해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는 안을 담았습니다.]

국민의힘 지지층만 대상으로 한정한 여론조사를 볼까요. 나 위원장이 26.5%로 1위, 그리고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순으로 뒤를 이었는데요. 당심만 놓고 봤을 때도 친윤 후보인 김기현 의원과 권성동 의원이 비윤 후보들에게 밀리는 겁니다. 결국 결선투표제를 신설한 건 친윤 후보 단일화를 촉진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인데요. 유 전 의원 입장에선 경기 중 골대를 옮기는 것도 모자라 상대편만 골키퍼를 2명 세운 꼴인 듯합니다.

[유승민/전 의원 (YTN '뉴스라이더') : 제가 만약 1차 투표에서 1위를 하면 2위 한 후보, 이제까지 룰로는 제가 1위 하면 끝나거든요. 그런데 2위 한 후보가 있을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그 사람이 만약 윤 대통령이 미는 후보라면 그러면 이제 나머지 3위 이하의 표를 또 다 모아가지고 2위한테 줘가지고 그거를 한번 뒤집어보려고 결선투표제를 만든 거죠.]

국민의힘이 이렇게까지 친윤 대표를 세우려는 목적, 유 전 의원은 다음 총선 공천 때문이라고 봤는데요. 윤석열 사당화를 위한 작업이라고 작심 비판했습니다.

[유승민/전 의원 (YTN '뉴스라이더') : 윤석열 대통령이 왜 이렇게 1인 독재 사당을 만들려고 그러겠습니까? 그건 당을 100% 장악해서 이제 해 바뀌면 바로 1년 밖에 안 남은 총선에서 자기 사람, 윤석열 사람을 심기 위한 겁니다.]

친윤계는 방어에 나섰습니다. 김기현 의원은 룰 개정을 두고 왈가왈부해선 안 된다고 유 전 의원을 직격했는데요.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 월드컵에 출전하는 축구선수가 경기 규칙을 가지고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그러면 우습지 않습니까? 평소에 열심히 훈련하고 그래서 자기 실력과 기량을 잘 쌓아서, 규칙에 따라서, 열심히 뛰어서 골을 넣고 이기면 되는 겁니다.]

장제원 의원은 기적의 3단 논법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윤심이 곧 당심이고 당심이 곧 민심이란 겁니다.

[장제원/국민의힘 의원 : 당원들이 당대표를 뽑는 것을 반대하는 분들, 당원을 폄훼하는 것 아닙니까? 당원들과 괴리된 당대표가 어떻게 우리 당을 이끌고 갈 수 있다는 얘기입니까. 어떻게 당심이 민심하고 따로 갑니까? 우리 당을 잘되기를 바라지 않는 분들의 민심이 민심입니까?]

김장연대 공식 가동도 초읽기에 들어간 분위기인데요. 김 의원 입장에선 어떻게든 윤심을 자신에게 끌어오는 데 집중할 계획인 것 같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 김장은 담그면 되는 것이지, 김장 담근다고 선언하고 김장을 담그나요.]

[장제원/국민의힘 의원 : 맞선 본 지 얼마 안 되어가지고 벌써 결혼하라 그러는데 커피도 먹어보고, 영화도 같이 봐보고, 밥도 같이 먹어보고, 데이트를 해야 결혼할지 결정하지 않겠습니까.]

사실 이번 룰 개정으로 가장 이득을 본 건 나경원 저출산고령화위원회 부위원장이란 평도 있습니다. 여론 조사상 당심에서 가장 앞서는 주자이기 때문이죠. 나 위원장, 당초 룰 개정에 회의적이었지만 지금은 슬그머니 입장을 바꿨는데요.

[나경원/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YTN '뉴스LIVE' / 어제) : 개인적으로 '신중하는 게 좋지 않냐'라고 초기에 말씀을 드렸는데요. 이미 결정된 이상 제가 더 이상 룰에 대해서는 왈가왈부하지는 않겠습니다.]

김기현 의원은 김장연대에 이어 김나연대도 염두에 둔 듯합니다. 당심 1위인 나 위원장에게도 슬며시 손을 뻗치고 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지난 19일) : 나경원 (전) 대표 같은 경우도 저하고는 아주 코드가 잘 맞는 분이고, 또 그동안 여러 가지 일들 하면서 많은 공감대를 이루어왔던 분이시기도 하고요 앞으로 역할을 잘 분담해서 당을 이끌어갈 수 있는 좋은 파트너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자, 오늘은 전당대회 룰 개정을 둘러싼 국민의힘 내 여론을 살펴봤습니다. 정치권에선 유승민 전 의원이 이번 룰 개정의 가장 큰 피해자라는 데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분위기인데요. 스트라이샌드 효과, 어떤 정보를 숨기려다가 오히려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 해당 정보의 확산을 가져오는 효과를 의미하죠. 쉽게 말하면 애초 의도나 기대와 다른 역효과인데요. 일각에선 유 전 의원이 스트라이샌드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하태경 의원의 말로 대신하겠습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어제) : 원래 정치의 본질이 핍박받고, 공격받고, 이런 사람이 오히려 더 뜨는, 더 인기 끄는 게 정치의 본질이거든요. 오히려 지금 지나친 진윤, 친윤 이런 경쟁이 유승민 의원만 자꾸 키워주고 있는 것 같은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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