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최측근, 친서 들고 시진핑 찾아“평화회담 통한 문제해결 원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21일 푸틴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중국을 찾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우크라이나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조어대 국빈관에서 통합러시아당 의장 자격으로 방중한 메드베데프 부의장을 접견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메드베데프 부의장에게 푸틴 대통령의 안부를 물은 뒤 지난 10월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결과를 설명하면서 러시아 집권당인 통합러시아당과의 교류를 통한 양국 관계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시 주석은 “중국 공산당과 통합러시아당은 양국 전략 협력의 독특한 플랫폼으로 중·러 관계를 안정적이고 원만하게 뒷받침했다”며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새로운 시대의 중·러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글로벌 거버넌스를 보다 공정하고 합리적은 방향으로 공동 추진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에 메드베데프 부의장도 “양국이 외부 압력과 불공정 조치에 공동으로 저항하고 전면적인 전략협력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그러면서 시 주석에게 푸틴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친서에는 양국 간 유례없는 정치적 교류 및 실질 협력 수준에 대한 언급과 국가·당 차원의 지속적 관계 발전에 대한 확신이 담겼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은 전했다.
시 주석과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이날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했다. 시 주석은 “우크라이나 위기 문제 상에서 중국은 일관되게 사안의 시비곡직에 비춰 입장과 정책을 결정하고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견지하면서 적극적으로 평화회담을 촉구했다”며 “당사자들이 이성적 태도로 자제하고 전면적인 대화를 전개하며 정치적인 방식으로 안보 분야의 공동 관심사를 해결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우크라이나 위기에는 원인이 있고 그것은 매우 복잡하다”며 “러시아는 평화회담을 통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길 원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두 사람은 이 밖에도 공동 관심사인 다른 국제·지역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타스통신도 이날 양측이 일련의 중요 국제 문제들에 대한 입장을 조율하고 유엔과 상하이협력기구(SCO), 브릭스(BRICS), 주요 20개국(G20) 회의 등 다른 다자무대에서의 전략적인 대외정치적 조율 문제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시 주석과 메드베데프 부의장의 만남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담을 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하기로 한 가운데 이뤄졌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날부터 동중국해에서 대규모 해상 연합 군사훈련도 시작했다. ‘해상연합-2022’라는 이름으로 중국 동부 저장(浙江)성 저우산(舟山)과 타이저우(台州) 앞바다에서 오는 27일까지 진행되는 연합 군사훈련에는 중국 052D형 이지스 구축함과 052C형 미사일 구축함, 러시아의 미사일 순양함과 대잠호위함 등이 대거 투입된다. 중국 국방부는 이번 훈련에 대해 “해상 안보 위협에 공동 대응하고 국제·지역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겠다는 양국의 결심과 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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