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 완화… "연착륙엔 도움, 시장 활성화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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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 주택시장 연착륙과 임대차 시장 안정을 위한 부동산 정책을 무더기로 쏟아냈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정부가 그동안 불명확하게 언급했던 내용들을 구체적으로 밝혀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 해소에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금리 부담이 매우 큰 상태로 내년에 더 오른다면 규제 완화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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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매물 소화, 낙폭 줄이는 효과
아파트 수요 진작엔 한계 있어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가 관건"
정부가 내년 주택시장 연착륙과 임대차 시장 안정을 위한 부동산 정책을 무더기로 쏟아냈다.
전 정권의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금지 등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임대사업자 지원 조치는 부활시킨다. 내년 초에는 규제지역을 추가로 풀고 분양가상한제도 개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조치들이 급속히 냉각된 부동산 시장에 어느 정도 훈풍을 불어넣을 것이지만 관건은 '금리'와 '경기'라는 분석이다. 내년에 현재 연 3.25%인 기준금리가 더 오를 것이 확실하고, 경기 침체 또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가 21일 발표한 '2023년도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부동산 규제들이 내년 초부터 대폭 풀릴 전망이다. 2주택자의 취득세 중과 폐지와 3주택 이상 보유자의 중과세율 인하, 국민주택규모 장기 아파트(전용면적 85㎡ 이하)에 대한 임대등록 재개 및 이에 따른 지방세(취득세·재산세) 혜택 복원, 규제지역 추가 해제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정상화하겠다고 언급한 부동산 규제들은 사실 비정상적으로 꼬여있는 수준이었다"며 "다만 규제 완화가 집값 상승에 다시 기름을 붓지 않을까 싶어 조심스럽게 접근해왔는데, 이제는 '시장안정'이라는 명확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통계상 지난 6월부터 집값이 본격적으로 떨어지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한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집값이 많이 올랐던 2020년이나 2021년이 문제가 아니었다. 이사를 아예 못가는 2022년이 정말 심각했다"며 "실수요자도 이사를 못갈 정도의 심각해 거래량을 살리기 위한 규제 완화가 필요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발표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세금과 임대사업 관련 내용이다. 시장에선 거래량을 되살릴 수 있는 주요 방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다주택자 취득세 인하는 다주택자에게도 취득단계의 진입장벽이 낮아지는 만큼 수요가 더 생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택가격의 낙폭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지방세법 국회통과 여부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현재 부동산 시장이 워낙 막혀있다 보니 대출과 금융혜택 등 연착륙을 유도하는 규제완화책을 내놓은 것"이라며 "일부 급매물도 소화되면서 시장에 실거래를 유도해 서울이나 수도권 외곽의 관심이 늘어나고,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서 자유로운 특례보금자리론 등을 통해서는 저가 매물도 관심을 받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장기적인 거래나 분양시장 활성화로 이어지기는 힘들어 보인다는 분석도 있다. 금리 인상 기조가 변하지 않는 한 바닥에 붙어버린 매수 심리가 살아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올해(1~10월)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6만2000건으로 집계됐다. 연말에도 거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역대최저 거래량일 뿐만 아니라 처음으로 50만건 미만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정부가 그동안 불명확하게 언급했던 내용들을 구체적으로 밝혀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 해소에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금리 부담이 매우 큰 상태로 내년에 더 오른다면 규제 완화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임병철 팀장 역시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을 단기간에 활성화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 여파와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매수 심리가 회복되기까지는 일정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무엇보다 최종 기준 금리가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오를지, 또 고금리 기조에 따른 수요 측면에서의 위축 분위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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