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2조8000억원 유상증자…SK이노베이션 2조 참여

글로벌 생산기지 구축 자금 마련
나머지 8000억원은 한국투자PE 등이 출자
SK온 자체 투자금 조달 난항에 모회사 직접 투자 돌아서

SK온이 2조8000억원의 자금을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 등으로부터 수혈한다. 자동차 배터리 회사간 글로벌 공급망 구축 전쟁이 시작된 가운데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한 것이다. 그동안 노력해온 자체 조달이 난항을 겪자 모회사로부터 대부분의 자금을 조달하면서 SK이노베이션의 부담도 커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SK이노베이션은 21일 자회사인 SK온이 2조8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이중 2조원을 출자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달 안에 1조원을 출자하고, 남은 1조원은 내년에 진행할 예정이다. 나머지 8000억원은 한국투자PE 등 재무적 투자자가 이달 중 출자하는데, 내년에 최대 5000억원을 추가로 SK온에 더 투자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SK온의 투자금 확보로 미국의 포드, 현대차, 폭스바겐 등 고객사 물량 수주로 사업 확장을 가시화하는 상황에서 성장세에 속도를 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그룹의 미래 신성장 사업 중 하나로 꼽히는 SK온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SK이노베이션의 투자로 성장 동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직접 투자를 통해 중장기 배터리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기업가치 상승을 이끌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SK온이 자체적으로 투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최근 자금시장이 급격히 경색되자 모회사가 직접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상장사인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SK온은 최대한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며 투자금을 지속적으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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