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조용한 사직에서 요란한 해고로”…미국 ‘화이트칼라’의 추운 겨울
[앵커]
요즘 미국 전역에서 구조조정 움직임이 거셉니다.
글로벌 기술기업에서 시작한 감원 여파가 금융, 제조 등 산업 곳곳으로 확산하고 있는데요.
특히 '화이트칼라' 사무직에 집중되고 있다는데, '글로벌 ET'에서 짚어봅니다.
홍석우 기자, 트위터와 또 페이스북 운영사인 메타의 대규모 감원 소식 있었잖아요.
이게 시작이었나 보네요?
[기자]
네, 트워터나 페이스북은 지난 10년 이상 미국 경제를 이끌다시피 한 빅테크, 기술기업들이었죠.
여기서 불기 시작한 감원 칼바람이 금융 중심지 '월가'까지 덮쳤습니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내년 1월 전체 직원의 8%인 최대 4천 명을 구조조정할 것이라고 CNBC가 전했고요.
앞서 모건스탠리는 천6백여 명을 해고했습니다.
이 외에도 펩시와 포드, 월마트 등이 모두 직원을 줄이고 있다는 소식이 미국 언론을 통해 전해지고 있습니다.
[앵커]
다 알만한 기업들인데요.
그럼 기술기업들은 감원을 얼마나 한 겁니까?
[기자]
네, 미국의 한 해고 관련 조사업체에 따르면 올해만 기술기업 약 천 곳에서 15만 명이 넘는 근로자들이 해고됐는데요.
지난달에만 최소 5만 명 이상이 실리콘밸리에서 짐을 쌌습니다.
월별로 봐도 11월에 대규모 감원이 이뤄진 것을 알 수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아마존은 역대 최대 규모인 만 명 수준의 감원에 나섰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번 대량 해고가 사무직인 화이트칼라에 집중되고 있는 것 같네요?
[기자]
네, 아마존 역시 물류센터보다는 인사 부문 같은 곳의 인력 감축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과거 같으면 경기 침체 때 현장직, 생산직 같은 이른바 '블루칼라'부터 대량 해고가 시작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팬데믹 기간 성장에 대한 자신감으로 미국 기업들은 사무직인 화이트칼라를 대거 채용했는데요.
경기 둔화 우려에 불렸던 몸집을 다시 줄이겠단 거죠.
기업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숙련도가 낮고 고소득인 화이트칼라를 줄이는 게 경비 절감에 더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올해 미국에서 모든 업종을 평균적으로 놓고 보면 감원 규모는 평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인데요.
그러나 기술기업의 감원은 2002년 이후 최대 규모입니다.
관련해 CNBC는 '조용한 사직'을 지나 '요란한 해고'의 시대가 왔다고 평가했습니다.
[앵커]
그런데요.
지금 정리해고를 단행하고 있는 기술기업들은 미국 구직자들이 가고 싶어 하는 일자리 아닌가요?
[기자]
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구직자의 20%가 일하고 싶은 분야로 기술기업을 꼽았는데요.
반면 지난 6월 이후 미국 IT 분야 채용 공고는 36% 감소했습니다.
있는 직원도 내보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신규 채용도 크게 줄어든 겁니다.
미국의 11월 실업률은 3.7%로,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긴 한데요.
최근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연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67만 건으로 코로나 확산 직전 수준에 근접했습니다.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난 후에 다음 일자리를 찾기 전까지 점점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뜻입니다.
다만 이달 들어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줄어들었고, 과거와 비교해 보면 여전히 낮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앵커]
미국 기업들의 잇따른 감원, 결국, 내년 경기에 대한 비관적 전망 때문인 거겠죠?
[기자]
네, 미 연준의 강도 높은 긴축 정책에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죠.
내년 고용시장이 위축될 거란 걱정도 큰데요.
현재 3.7% 수준인 실업률이 내년 말 최고 6.5%에 이를 거란 전문가들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미국 노동자 3명 중 1명은 "다음엔 내 차례"일지 모른다는 정리해고 우려를 하고 있다는데요.
[제프 토마술로/투자 전문가 :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기 시작하면 지출을 멈추게 됩니다. 그러면 더 깊은 경기 침체에 빠져들게 됩니다."]
그러나 미 연준은 "갈 길이 멀다"며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할 뜻을 내비친 상탭니다.
[앵커]
국내 은행들이 지금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고 하죠.
홍석우 기자 (museh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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