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역전승 만들어낸 변상일···탕웨이싱 꺾고 춘란배 결승행

윤은용 기자 2022. 12. 2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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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일 9단이 21일 한국기원에서 탕웨이싱 9단과 제14회 춘란배 세계프로바둑선수권 4강에서 온라인 대국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한국 바둑의 최강자 신진서 9단(22)마저 패해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던 찰나, ‘2인자’ 변상일 9단(25)이 기적과도 같은 역전승으로 무너져가던 한국 바둑의 자존심을 살렸다. 변상일이 생애 첫 메이저 세계대회 결승 무대에 올랐다.

한국 바둑랭킹 2위 변상일은 21일 한국기원과 중국 저장성 핑후시 특별대국장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된 제14회 춘란배 세계프로바둑선수권 준결승에서 중국의 탕웨이싱 9단을 상대로 6시간30분 대접전을 펼친 끝에 흑 불계승(262수)을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 메이저 세계대회에서 4강만 두 번 기록했던 변상일의 생애 첫 결승 진출이다. 변상일은 신진서를 꺾은 중국의 리쉬안하오 9단과 결승전을 갖는다. 결승전은 내년 2월에 열린다.

실로 드라마 같은 한판 대결이었다. 변상일은 70수를 지나면서부터 탕웨이싱에 주도권을 내주며 한때 승률이 2%까지 떨어지는 등 패색이 짙었다. 그 와중에 옆에서 대국하던 신진서가 한 번의 실수를 극복하지 못하고 리쉬안하오에게 무기력하게 끌려가다 완패를 당해 먼저 대국장을 빠져나가 대국장 분위기가 더욱 어두워졌다.

LG배에 이어 또 한 번 중국기사들끼리의 결승전이 성사될 것으로 보이던 찰나, 중반을 지나면서 변상일의 추격전이 시작됐다. 후반 들어 서로 초읽기에 몰린 상황에서 탕웨이싱이 실수를 한 틈을 놓치지 않고 상변에서 착실하게 세를 구축해나갔고, 우상귀에서 상대 흑 대마를 모두 잡아내며 짜릿한 대역전승을 완성했다. 변상일은 지난 19일 열린 리웨이칭 9단(중국)과의 8강전에서도 다 졌던 바둑을 막판 끝내기에서 무섭게 추격한 끝에 역전 반집승을 거둔 데 이어 이번에도 기적 같은 역전승을 만들어내며 ‘역전의 사나이’로 등극했다.

변상일은 대국 후 “(메이저 세계대회) 첫 결승이라 기분이 너무 좋다”며 “초반부터 바둑이 전체적으로 안 좋았는데, 후반에 상대가 실수해 변화가 일어나 형국이 복잡해졌다. 서로 실수가 많았다”고 대국을 총평했다. 이어 “(결승 상대인) 리쉬안하오한테는 매번 졌기에 이번에는 많이 준비해서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며 우승을 향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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