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창고 비어가는데 지원 줄어… 쪽방촌 ‘혹독한 겨울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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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겨울 시작인데 뭘... 연탄 떨어질까 걱정이지..."
6.6㎡ 남짓한 방 가운데 연탄난로에 몸을 붙인 장씨 할머니는 "화장실이 추워서 낮에 따뜻할 때나 씻으러 가고 평소엔 방에서 꼼짝 않는다"고 말했다.
70대 주민 김모씨는 "모든 주민들이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우리집을 포함한 많은 집들이 예년보다 연탄을 더 많이 받은 상태"라며 "눈이 많이 오고 추운 겨울이라 걱정은 되지만 연탄 걱정 하나는 덜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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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구 백사마을 80대 할머니
연탄난로 하나로 긴 겨울 버텨
등유값 폭등에 지원가구 줄고
후원 줄어 연탄 수급도 어려워
3월까지 연탄 130만장 더 필요
지난 20일 기자가 찾은 서울 노원구 불암산 자락의 백사마을에 사는 80대 여성 장씨는 이같이 말했다. 6.6㎡ 남짓한 방 가운데 연탄난로에 몸을 붙인 장씨 할머니는 "화장실이 추워서 낮에 따뜻할 때나 씻으러 가고 평소엔 방에서 꼼짝 않는다"고 말했다. 연탄난로에서 조금만 떨어져도 바닥에서 한기가 올라와 장씨는 일회용 돗자리를 깔고 앉았다. 얇은 판넬로 감싼 집안에서도 바람소리가 세찼고, 처마 밑에는 고드름이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면서 에너지 취약계층이 '긴 겨울'을 맞고 있다. 등유, 연탄 수급 감소와 고물가에 전기료 등 그야말로 모든 것이 올라 이들에게는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실제 지난 20일 찾은 백사마을 일대는 연탄 태우는 냄새가 거리에 진동했다. 하지만 주민들이 살고 있는 방안에서는 입김이 피어올랐다.
에너지 취약계층의 대표적인 난방인 연탄과 등유가 수급 부족과 가격 폭등에 지원 역시 녹록지 않다. 밥상공동체 복지재단 연탄은행이 제공한 2019~2022년 동절기(9~11월) 연탄 후원 현황을 보면 올해 재단에 후원된 연탄은 25만700장으로 전년 대비 46.7% (47만장) 줄었다. 연탄을 나르는 봉사자 수도 줄었다. 재단에 따르면 올해 봉사에 참여한 인원은 992명으로 2305명이었던 2019년보다 절반도 되지 않았다. 연탄은행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고 후원도 늘고 봉사 참여자 수도 많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어려운 경제 상황 등이 (저조한 참여의) 원인이 아닐까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등유값이 오르면서 취약계층에 등유를 지원하는 단체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유가 정보 플랫폼 오피넷에 따르면 실내등유는 12월 2주 기준 1562.4원으로 2021년 평균 946.8원에 비해 약 65% 올랐다. 연탄은행은 연탄을 사용하지 않는 주민들을 선별해 등유를 공급하고 있으나 등유 가격이 급격히 올라 지원가구 수가 준 상황이다. 김형옥 영등포 쪽방촌 상담소장은 "후원금은 작년이랑 비슷했지만 작년 겨울 대비 등유값이 너무 올라 쪽방촌 등유 공급량은 30%정도가 줄었다"고 걱정했다.
한편 지난여름 수해 피해를 입으면서 언론에 자주 노출됐던 서울 강남구구룡마을 주민들은 우선적으로 연탄 공급을 받은 터라 더 나은 형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취약계층 사이에서도 기부와 후원 등이 주목도에 따라 차이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70대 주민 김모씨는 "모든 주민들이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우리집을 포함한 많은 집들이 예년보다 연탄을 더 많이 받은 상태"라며 "눈이 많이 오고 추운 겨울이라 걱정은 되지만 연탄 걱정 하나는 덜었다"고 말했다.
연탄은행 관계자는 "현재 수해 피해를 입었던 구룡마을에 지원이 몰리고 있는 측면이 있다"며 "연탄이 필요한 다른 에너지 취약 지역과 계층에도 지원을 이어가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연탄 목표랑 300만 장에 미치지 못하는 170만 정도만 확보된 상태"라며 "연시에는 기부가 덜해지고, 어르신들은 통상 3월까지도 난방이 필요해 더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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