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도로 위 암살자 ‘블랙아이스’ 주의보…사고 영상 전격 분석
이어서 ET콕입니다.
컬러가 사라진 흑백의 세상, 주인공은 눈입니다.
나뭇가지에 쌓인 흰 눈은 수묵화의 선보다 유려하고, 마른 꽃에 얹어진 뽀송한 눈송이는 꽃송이보다 풍성합니다.
눈 속에서 장년층은 영화 러브스토리를, 청년들은 어릴 적 봤던 엘사의 겨울왕국을 떠올리며 잊었던 동심을 잠시나마 회복합니다.
오늘 '눈'다운 눈이 전국 곳곳에 내렸습니다.
1년 중 눈이 가장 많이 내린다는 절기, 대설(大雪)이 지난 지 2주 만입니다.
하늘에서 내리는 눈은 낭만이지만 땅에 얼어붙으며 만들어진 빙판길은 공포에 가깝습니다.
["안돼 안돼, 어! 어...어...어!"]
이런 날 특히 조심하셔야 할 것, '블랙아이스'입니다.
도로 위에 녹은 눈이 매연, 먼지 등과 엉겨 붙어 형성된 얼음막을 가리킵니다.
도로 틈 사이 검게 얼어붙은 얼음막이란 뜻에서 블랙아이스란 명칭이 붙었습니다.
3년 전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 최악의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블랙 아이스에 미끄러진 차량 50여 대의 연쇄 추돌로 7명이 숨지고 42명이 다쳤습니다.
일단 걸려들면 속수무책입니다.
한 운전자는 “손도 못 쓰고 200m가량 미끄러졌다. 1분도 안 돼 차 수십 대가 덮쳐왔다”고 말했습니다.
맨눈으로는 아스팔트의 어두운색과 구별하기가 쉽지 않아 겨울철 대형 사고의 주범이 되는 것입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블랙아이스 구간의 경우 일반도로보다 14배, 눈길보다 6배가량 더 미끄럽다고 합니다.
'도로 위 암살자'라는 무시무시한 별칭이 허언은 아닌 셈입니다.
심각한 건 마땅한 해결책을 세우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상습 사고 구간에 열선을 깔거나 염화칼슘을 뿌리는 방법은 사고를 줄일 수는 있으나 ‘암살자’를 없애기엔 부족해 보입니다.
눈길 운전하다 차량 제동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면 블랙아이스를 의심해야 합니다.
일단 브레이크를 짧게 여러 차례 밟으면서 속도를 줄이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일명 펌핑 브레이크입니다.
이때 핸들은 조작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브레이크 제동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핸들을 움직이면 차량이 차선을 이탈해 도로구조물과 충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어찌 됐든 운전자 개인이 조심하는 방법 밖엔 없습니다.
겨울철엔 가능하면 서행하고, 앞차와의 간격을 충분히 두는 운전 습관을 갖는 게 필요합니다.
오늘은 추위가 다소 누그러졌습니다만 눈이 그치고 나면 한파가 다시 찾아옵니다.
모레는 서울이 영하 14도까지 떨어지면서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가 예상됩니다.
이런 계절엔 눈길 뚫고 온 배달노동자들 위해 문 앞에 감사 메모 한 장 붙여놓는 건 어떨까요.
작은 배려는 추운 겨울을 녹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ET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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