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尹정부, 공감 못하는 패륜정권" 일갈에 국힘 "패륜의 아이콘이…유감"

한기호 2022. 12. 2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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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당 공식회의에서,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 희생자 유가족에 대한 여권 인사 일부의 막말을 소재로 윤석열 정부에 "패륜 정권"이라고 일갈했다. 국민의힘에선 즉시 "패륜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정치인이 바로 이재명 대표"라며 날선 반응을 보였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으로 국민의힘의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 복귀 결정에 "마땅한 일이지만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며 "지금까지 국조를 방해하다시피 한 것,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당내 인사들이 한 가혹하고 용인할 수 없는 망언 등에 대해 사과하고 문책부터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생명 안전 수호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정부의 잘못을 인정하고, 대통령이 유족과 국민에게 공식 사과해야 한다"면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파면과 관련자 엄중 문책을 당장 시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고통과 생명, 안전에 대한 국가 책임 등에 공감하지 못하는 정권이면 패륜 정권"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구두논평을 통해 "'패륜의 아이콘' 이 대표가 패륜을 언급하니 개탄스럽다"며 "본인 가족의 아픔도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찌 국민의 고통을 말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인 2014년 4월 불거진 형수(친형 故이재선씨의 부인)를 상대로 한 욕설 통화 녹취가 폭로된 것을 꼬집은 셈이다.

아울러 "인명 피해가 발생했던 '이천 물류센터 화재'(2020년 4월) 당시 '떡볶이 먹방'을 찍었던 이 대표의 모습을 똑똑히 기억한다"며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논란을 겨눴다. 그러면서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는 말을 뱉기 전에 자신부터 돌아보고 말할 자격에 대해 고민하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 대표는 이외에도 윤석열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메시지를 늘리며 진영 내 결집을 도모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이 국정과제 점검회의 '리허설 영상'을 유출한 YTN에 사과와 책임자 문책을 요구했다는 소식에 그는 "'날리면 시즌 2'를 시작하나. 누가 봐도 언론에 대한 겁박이자 탄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겨냥한 성남 대장동 사업 특혜·대선불법자금 의혹 등 사법리스크를 거듭 부각하고 나섰다.

신주호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화천대유(대장동 택지개발 참여로 폭리를 취한 업체) 대주주 김만배씨가 대장동 수익 배당이 시작되기 전에 최소 40억원을 빌린 정황이 파악됐다"며 "검찰은 이 돈이 대장동 로비와 함께 이 대표 선거 자금,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과 관련이 있는지 조사 중이라고 한다"고 주목했다.

그는 "이최측근들이 연달아 구속되고 본인을 향한 국민의 궁금증이 날로 더해가지만, 관련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다. 이 대표 스스로가 '정치적 공동체'라고 언급한 측근들마저 외면하는 비정함이 놀라울 따름"이라며 "대권주자를 지낸 제1야당 대표를 향한 국민의 물음을 업신여겨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주호 부대변인은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수호의 요새가 돼가고 있다. 뜬금없는 '당원교육 활성화'는 당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는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를 사전에 차단하는 등 내부결속을 다지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며 "친(親)이재명계로 구성된 당의 주요 회의체는 이미 이재명 방탄을 외치는 사상 검증의 장"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 대표가 길고 깊은 겨울이 온다며 지지자들의 결집을 독려하고 나섰다"며 "단군 이래 최대 부동산 비리라는 당대표의 범죄 혐의를 옹호하기 위해 전 당원과 국회의원이 나선다면 국가와 국민은 불행해질 것이다. 부디 국회 1당이 이 대표를 지키기 위해 당의 모든 것을 걸었다는 굴욕적 발자취를 우리 정치사에 남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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