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푸틴 측근 메드베데프와 회동…"우크라 문제, 대화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과 만났다. 중·러 수뇌부 만남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 직전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이 메드베데프 부의장을 베이징 조어대 국빈관에 초청해 회동했다.

시 주석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중국 옳고 그름을 따져 입장과 정책을 결정하고 공정한 입장을 유지하면서 평화회담을 권유해왔다"며 "당사국들이 자제력을 유지하고 포괄적인 대화를 진행하며 안보 분야에서 공통 관심사를 정치적으로 해결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두 달 전 열린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와 관련해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완전히 건설하고 중국식 현대화를 통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전방위적으로 추진하는 핵심 과제를 명확히 했다"고 소개했다.

러시아 여당과 우호 관계를 긍정 평가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중국 공산당과 통일러시아당은 오랜 기간 제도적 교류를 통해 중-러 정치적 상호 신뢰를 공고히 하고 상호 호혜적인 협력을 추진하며 양국 간 전략적 협력을 보여줄 수 있는 독특한 채널과 플랫폼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중-러 집권당은 국정운영 경험, 개발전략 연계 촉진, 정당의 국제 다자협력 추진 등을 중심으로 심도 있는 교류를 지속하고 집권당 건설에 대한 상호 학습을 통해 포괄적이며 전략적 협력을 심화하는 데 지혜와 힘을 기여하자"고 제안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며 시진핑 주석의 공산당 총서기 재선출과 20차 당대회 성공적 폐막에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그러면서 "중국 공산당은 14억 명 중국 인민에게 이익이 될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큰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미국 등 서방 세계를 겨냥해 "외부의 압력과 불공정한 조치에 (러시아와 중국이) 공동으로 저항하며 러시아-중국 포괄적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더 큰 발전을 추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평화 회담과 관련해서는 "우크라이나 위기는 복잡한 성격을 띠고 있지만 러시아는 평화 회담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신화통신은 시 주석과 메드베데프 부의장이 공통관심사인 국제 지역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담지 않았다.

이날 만남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을 방문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담하고 의회에서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하기 직전에 이뤄졌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20억달러 규모 신규 안보 제공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패트리엇 미사일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sa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