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가 반토막 나자…머스크 "트위터 CEO 찾겠다"

박주연 2022. 12. 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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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가 후임자를 찾으면 트위터 CEO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머스크는 20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트위터 CEO 자리를 맡을 만큼 충분히 멍청한 사람을 발견하면 당장 자리를 내려놓겠다"며 "나는 소프트웨어와 서버팀만 맡을 것"이라고 했다.

머스크는 지난 10월 440억달러에 트위터를 인수한 뒤 파라그 아그라왈 CEO를 경질하고 트위터를 이끌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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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주 이탈 등 악재 이어져
테슬라 경영 소홀 비판 의식
"적임자 찾으면 물러날 것"
"사임할까" 설문에 58% 찬성
빌 게이츠도 "사회분열 조장"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가 후임자를 찾으면 트위터 CEO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CEO 자리 유지 여부를 놓고 설문조사를 한 지 사흘 만이다. 트위터 경영을 맡으면서 테슬라, 스페이스X 등 그가 CEO를 맡고 있는 다른 기업들에 소홀했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악재 쌓이자 물러나

머스크는 20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트위터 CEO 자리를 맡을 만큼 충분히 멍청한 사람을 발견하면 당장 자리를 내려놓겠다”며 “나는 소프트웨어와 서버팀만 맡을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입장은 지난 18일 머스크가 직접 올린 설문조사에 대한 답이다. 그는 자신이 트위터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는지를 묻는 투표를 진행했다. 1750만 명이 넘게 참여한 설문조사에서 57.5%가 ‘사임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과반수가 사임에 투표한 까닭은 그가 트위터 CEO 자리에 오른 뒤 대내외적 악재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지난 10월 440억달러에 트위터를 인수한 뒤 파라그 아그라왈 CEO를 경질하고 트위터를 이끌어왔다. 그는 인수 자금 440억달러 중 약 130억달러를 트위터가 대출받는 차입매수(LBO) 방식으로 조달했다. 이 때문에 트위터의 재무구조를 악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자 규모만 연간 10억~12억달러로 추산된다.

때문에 그는 인수 직후 트위터 직원 수천 명을 해고했다. 이들은 부당해고 등을 이유로 회사를 고소했다. 그가 이끄는 다른 기업인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직원들도 미국 노동관계위원회(NLRB)에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사유화한다는 비판도 일었다. CNN 등 언론사 기자들의 계정을 일방적으로 정지시켰기 때문이다.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등 주요 광고주는 ‘콘텐츠 검열 완화’를 우려하며 광고를 중단했다. 트위터 매출에서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90% 이상이다.

 빌 게이츠도 비판 가세

설상가상으로 테슬라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주 머스크는 트위터 자금난 해소를 위해 보유한 테슬라 주식 2200만 주(약 35억8000만달러어치)를 처분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트위터 경영에 신경을 쓰느라 테슬라에 소홀하다’는 비판이 커졌다. 트위터 인수 이후 테슬라 주가는 40%가량 하락했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전날 대비 8%가량 폭락했다. 10월 이후 최대 하루 낙폭이다. 이날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 하락의 여파로 머스크의 순자산은 2년여 만에 최저치인 1477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날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도 머스크의 트위터 운영 방식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머스크의 충동적이고 직설적인 화법이 사회의 분열을 심화하고 있다”며 “트위터와 같은 소셜미디어는 폭동의 조장을 막고 백신과 마스크의 안전성에 대한 오해를 없애야 하는데, (머스크는)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객관적인 조치 대신 즉흥적인 조치들이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뉴욕타임스(NYT) 등은 일부 기술기업 경영진 사이에선 ‘머스크식 리더십’에 대한 칭찬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술기업들이 그간 인재 확보를 위해 노동자들에게 과잉 복지를 제공했다는 이유에서다.

NYT는 “이들은 머스크를 복지가 넘쳐나는 실리콘밸리 노동문화를 바꿀 구루(guru·권위자)로 여기고 있다”며 “최근 기술기업들이 연이어 인력 감축에 들어가면서 이런 ‘경영 혁명’이 시작될 수 있는 토양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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