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렌토 비싸게 팔고, 그랜저 싸게 사라?…‘복불복’ 중고차값 [왜몰랐을카]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gistar@mk.co.kr) 2022. 12. 2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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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중고차시장 직격탄
구매자는 줄고 매물은 쏟아져
중고차시세 오락가락 혼란기
‘좋은 값’ 유혹, 사기꾼 조심
중고차가 신차보다 비싸게 팔렸던 K5(왼쪽)와 쏘렌토 [사진출처=기아]
중고차 시장이 대혼란에 빠졌다. 계절적 비수기인 겨울철에 접어든 상황에서 할부 금리까지 크게 올라 수요가 급감하고 시세도 뒤죽박죽 양상을 보이고 있어서다.

21일 국내 자동차거래 플랫폼인 엔카닷컴에 따르면 2019년식 국산·수입 인기차종(무사고, 주행거리 6만km)의 시세는 전월대비 0.6% 하락했다. 국산차는 0.09%, 수입차는 0.93% 각각 떨어졌다.

전체 시세 하락은 겨울철 비수기, 금리 상승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겨울은 신차 연말 할인 프로모션으로 매물은 늘어나지만 중고차 수요는 줄어드는 비수기다. 덩달아 시세도 내림세를 보인다.

설상가상 경기 침체와 중고차 할부금리 인상으로 중고차 소비 심리는 더 위축됐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용등급 5~6등급(701~800점)이 중고차를 36개월 할부로 구매할 경우 최저 금리는 10% 안팎이 많았다. 올 여름보다 2배 가까이 높아졌다. 최고 금리는 19.9%다. 법정 최고 금리인 20%에 육박한 상태다.

신차보다 비싸게 팔렸는데
중고차 가치가 크게 상승했던 GV80 [사진출처=현대차]
차량용 반도체 대란이 일으킨 신차 출고대란으로 지난해 5월부터 1년간 중고차 시세가 고공행진했던 상황을 감안하면 격세지감이다.

중고차 시세는 지난해부터 대기기간도 길고 가격도 오른 신차 대신 중고차를 사려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인기차종 위주로 올랐다.

올 5월부터는 기름 값과 금리 인상 등으로 시세가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수요가 많은 인기차종은 가을까지 상승세를 형성했다.

기아 쏘렌토와 K5, 제네시스 G80과 GV80 등은 중고차가 신차보다 비싼 값에 판매되기도 했다.

중고차 시장에서 인기높은 스포티지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상황은 11월부터 악화됐다. 잇단 금리 인상과 금융권의 신용 경색으로 신차는 물론 중고차 할부 수요가 급감했다.

무엇보다 중고차 딜러들이 차량을 매입할 때 이용하는 재고 금융의 한도가 줄고 금리도 비싸졌다.

국내 중고차 딜러들은 차량 매입가의 70~80% 정도를 할부금융사 재고 금융을 통해 해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도가 줄어들면 딜러가 중고차를 살 수 있는 여력이 줄어든다. 설상가상 기존 보유 차량도 팔리지 않아 이자 부담은 커진다.

자신의 차를 다른 딜러에게 넘기거나 도매시장 역할을 하는 경매장에 내놓는다. 수요는 감소하는데 공급은 많아지면서 또다시 시세가 하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2019년식 그랜저 시세도 뒤죽박죽
시세가 오른 그랜저 IG [사진출처=현대차]
다만, 전체 시세가 하락세라고 모든 차종의 시세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오르는 차종도 있다. 또 같은 차종이라도 연식에 따라 오르기도 내리기도 한다.

매물 수급 상황, 인기도, 신형 출시, 현금 구매 비중, 날씨 등 수많은 변수 때문이다. 중고차 시세 혼란기다.

엔카닷컴이 산정한 12월 시세에서도 뒤죽박죽 상황을 알 수 있다.

2019년식 시세가 전월보다 떨어진 차종은 현대차의 경우 더뉴 그랜저IG 하이브리드(-0.26%), 아반떼 AD(-0.71%), 코나(-1.48%)다.

기아는 더뉴 카니발(-1.15%), 더뉴 니로 하이브리드(-3.79%) 시세가 하락했다.

르노 QM6 디젤(-2.75%)과 SM6(-0.54%), 쌍용 G4 렉스턴 디젤(-0.83%)도 시세가 떨어졌다.

반면 현대차 그랜저 IG(0.56%), 싼타페 디젤 (2.08%), 올뉴 투싼 디젤(1.45%), 팰리세이드(0.36%)는 시세가 올랐다.

기아도 올뉴 K7(0.55%), 더뉴 K5(0.25%), 더뉴 쏘렌토 디젤(2.07%), 스포티지 더 볼드 디젤(0.62%) 시세가 상승했다.

2022년식 쏘나타·쏘렌토 시세 상승
신형 그랜저(사진) 출시로 구형이 된 모델의 시세가 요동쳤다. [사진출처=현대차]
신차 대체수요로 인기를 끌면서 가격역전까지 발생했던 2021~2022년식 시세도 뒤죽박죽이다. 매경닷컴이 엔카닷컴에 의뢰해 10월과 12월의 시세를 비교한 결과다.

신형 출시로 구형이 된 더뉴 그랜저 IG 3.3 캘리그래피 시세는 2022년식이 지난 10월 4213만원에서 12월에는 4189만원으로 내렸다. 2021년식도 3989만원에서 3956만원으로 떨어졌다.

싼타페 디젤 2.2 2WD 프레스티지 시세는 2022년식이 3558만원에서 3543만원으로, 2021년식이 3471만원에서 3432만원으로 하락했다.

2022년식 시세가 오른 K5(왼쪽)와 쏘나타 [사진출처=기아, 현대차]
반면 쏘나타 2.0 프리미엄 플러스 시세는 2022년식이 2523만원에서 2573만원으로, 2021년식이 2417만원에서 2463만원으로 각각 50만원 가량 올랐다.

신차보다 중고차가 비싸게 팔렸던 기아 K5과 쏘렌토 시세도 오름세를 형성했다. K5 1.6 터보 시그니처 2022년식은 3232만원에서 3279만원으로 올랐다.

쏘렌토 2.5T 2WD 프레스티지 2022년식도 3088만원에서 3116만원으로 비싸졌다. 카니발 9인승 프레스티지 디젤 2022년식도 3625만원에서 3681만원으로 올랐다.

비교견적은 선택 아닌 필수
중고차시장서 인기높은 싼타페(왼쪽)와 쏘렌토 [사진출처=현대차, 기아]
중고차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반적으로 중고차 시세가 오른 차종은 팔고, 내린 차종은 사는 게 이득”이라면서도 “올해는 예상을 뛰어넘는 금리 인상 때문에 시세가 엉망이어서 소비자나 차주는 물론 딜러들도 매매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와 같은 중고차 시세 혼란기와 금리 상승기에는 중고차 구입을 미루는 게 낫다. 시세가 요동쳐서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현금 위주로 구매한다면 다른 때보다 원하는 차를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살 기회가 많다.

시세가 경쟁차종보다 많이 떨어진 차종도 노려볼 만하다. 더 이상 하락할 가능성이 낮아서다.

타던 차의 경우 가능한 팔지 않는 게 상책이다. 하지만 자동차 세금, 보험료 등 유지비가 발생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떨어지는 중고차 속성 상 판매시기를 늦췄다가 더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중고차를 사거나 타던 차를 처분해야 한다면 신뢰도 높은 중고차 사이트를 통해 비교견적하는 게 필수라고 조언한다.

무엇보다 시세 혼란기에는 ‘좋은 값’을 미끼로 사기치는 악덕호객꾼들을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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