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달콤한 유혹 ‘하이볼’ 피해야 하는 이유
기사내용 요약
희석주, 인체 가장 빨리 흡수 알코올 농도 10~15%
술 마실수록 주량 늘지만 간 손상 위험도 함께 커져
술자리서 물을 많이 마시면 숙취 해소에 도움
기저질환으로 간질환이 있으면 술 한잔도 위험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연말연시 술자리가 많아지면서 다양한 주류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위스키에 탄산수를 넣어 희석한 하이볼은 저도주 유행으로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하지만 희석주의 경우 알코올 농도가 10%에서 15%로 인체에서 가장 빨리 흡수되는 농도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도 마찬가지다.
의학계는 희석주와 폭탄주는 과음을 유도하고 혈중 알코올 농도를 빠르게 증가시켜 심한 숙취를 일으키며, 무엇보다 간 손상 위험을 높인다고 경고했다.
김정희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조금이나마 몸이 덜 힘들도록 어떤 종류의 술을 선택할지 고민하지만 술은 흡수한 알코올의 절대적인 양이 중요하다”며 “조금씩 자주 먹든, 한 번에 많이 먹든 절대적 양에 의한 알코올성 간질환의 위험성은 똑같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는 단위 시간당 분해할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간이 알코올을 분해하고 해독할 2~3일의 시간 간격을 두고 소량씩 마셔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술은 마실수록 주량이 늘어날까. 실제로 술은 마실수록 주량이 늘어난다. 다만 이와 함께 간 손상은 몇 배로 커진다점을 명심해야 한다. 술을 잘 마신다는 개념은 숙취가 덜하다는 것이고, 이는 숙취를 유발하는 아세트알데하이드를 몸에서 잘 분해한다는 것이다.
만성 음주자의 경우 아세트알데하이드 분해 효소 외에 비대해진 시토크롬과 같은 다른 효소들이 가동되는데, 평소보다 그 작용을 늘려 알코올 분해를 돕는다.
하지만 이 효소들은 알코올을 분해하며 동시에 간 손상을 유발하는 활성산소를 만든다. 때문에 주량이 늘어난 것은 그만큼 간이 손상되고 있다는 건강의 적신호다.
과음을 즐기는 사람 중에는 술자리 기억을 잃는 경우가 많다. 흔히 필름이 끊긴다고 표현하는 블랙아웃은 알코올 농도가 빠르게 높은 수준으로 도달하거나 공복에 술을 마실 때 주로 나타난다.
김 교수는 “블랙아웃은 술로 인해 뇌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회로가 술로 인해 차단되는 것”이라며 “이러한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면 알코올성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술을 즐기는 이들이 자주 찾는 것 중에 하나가 숙취해소제다. 숙취 해소기능은 알코올 분해과정에서 발생하는 숙취 유발요인인 아세트알데하이드를 농도 낮추는 것이다.
하지만 시중에서 숙취해소제나 숙취해소음료로 알고 구입하는 제품 대부분은 아세트알데하이드 농도를 낮추기 보다는 위장관 내 알코올 흡수를 억제하고 알코올 대사를 촉진해 체내 흡수되는 시간당 알코올 농도를 낮추는 제품들이다.
대부분 생약 성분으로 구성됐고 건강기능식품이나 의약품으로 개발된 것은 아니다. 숙취해소제나 숙취해소음료의 성분이 알코올로 인한 직접적인 위장점막 손상 등을 방지한다는 보고가 있다. 또 술을 마신 후 포도당과 수분 부족으로 생기는 피로감, 두통, 근육통 등에 도움을 줄 수는 있다.
술자리에서는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숙취에 도움이 된다. 김 교수는 “과음을 할 경우 알코올 분해에 수분을 이용하고 이뇨작용이 활발해져 체내 수분이 부족해진다”며 “이로 인해 탈수, 대사성 산증 등으로 숙취가 더 오래가기 때문에 물이나 이온음료로 수분 및 전해질을 보충해 주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안주를 먹으면 위장에서 알코올이 흡수되는 속도를 느리게 해서 서서히 취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결국 마신 술의 알코올은 모두 흡수되기 때문에 간에 손상을 주는 것은 똑같다. 또 기름진 안주의 경우 술로 인한 지방간을 더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생선이나 콩류 같은 단백질과 과일, 야채 등 알코올로 인해 체내 흡수가 떨어질 수 있는 비타민, 미네랄 등 을 안주로 보충해주는 것이 좋다. 꿀물과 같은 당류의 경우 알코올로 인한 저혈당 및 대사 이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
알코올성 간질환이 생길 수 있는 주량은 일주일에 남성의 경우 소주 3분의 2병, 여성의 경우 소주 반병이다. 여성의 경우 간의 크기가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고 알코올 분해 효소가 남성보다 적기 때문에 적은 양으로도 알코올성 간질환이 생길 수 있다. 특히 기저질환으로 간질환이 있는 경우는 한 잔의 술도 간 질환을 진행시킬 수 있어 위험하다.
김 교수는 “심한 알코올성 간염의 경우 적응증이 된다면 스테로이드 치료로 예후를 개선시킬 수 있지만,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고 지속적인 악화를 보이는 심한 간염, 간경변의 경우 간 이식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평소 과한 음주를 자제하고, 알코올성 지방간이나 간염, 간경병이 있는 경우 한 잔의 술도 마시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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