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빌런] “나는 형편없는 사람인가?” 무수한 관계 속에서 스트레스 받지 않으려면

김채호 기자 2022. 12. 2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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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닥터DJ 캡처


[김채호 PD] 선생님. ‘스트레스 자가 테스트’라는 게 있을까요?

[김민경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자가 테스트가 있어요. 정신건강의학과나 혹은 정신건강복지센터 같은 곳에서 흔하게 쓰이는 ‘지각된 스트레스 척도’라고 하는 게 있거든요. 한 10문항 정도로 굉장히 간단해요. 내가 주관적으로 스트레스를 최근에 많이 받고 있는지 이런 것들을 0점에서부터 4점까지 이렇게 체크를 하는 건데요. 총점이 높을수록 사실 스트레스가 좀 높다고 볼 수 있고요.

사진=유튜브 닥터DJ 캡처


그런데 이게 자가 척도잖아요. ‘나는 스트레스를 굉장히 많이 받고 있어’ ‘전혀 받고 있지 않아’ ‘나는 컨트롤 잘하고 있어’ 이런 식으로 체크를 하는 거 다 보니까 주관적으로는 굉장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느끼시는데도 불구하고 기계로 보는 검사에서 정상으로 나오시는 분들이 있고 기계에서는 스트레스 지수가 막 9점까지 나오시는데 “스트레스 전혀 없어요” 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사실은 저는 그 후자분들이 조금 더 위험 수위에 있다고 보거든요. 왜냐하면 내가 좀 감정을 잘 느끼고 스트레스를 잘 느끼고 이러면 도움을 받을 수 있는데 그걸 억압하는 것이 너무 습관이 되어 있을 경우에는 스스로가 굉장히 스트레스가 될 만한 상황이고 스트레스를 받을 만한 상태인데도 “스트레스 전혀 없어요”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얼굴 표정을 보면 굉장히 피로해 보이고 마음이 굉장히 힘들어 보이는데도 “저는 아무 문제가 없어요”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게 자가 측정의 어떻게 보면 조금 딜레마이기도 한데요. 내가 나 스스로를 좀 안다는 것은 이제 뭐 이렇게 “내가 너무 힘들어” 이거를 좀 투덜거린다. 이렇게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근데 내가 나 스스로 얼마나 힘든지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는지를 나 스스로 돌보는 연습이 되어 있지 않으신 분들은 그걸 좀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래서 그런 것을 좀 한 번 돌아보시라 저는 그렇게 권고를 드리고 싶습니다

[김채호 PD] 자신에게 잘 맞는 사람도 있지만 잘 안 맞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내가 싫은 사람을 대처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김민경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내게 잘 맞는 사람들만 있다면 그거는 진짜 운이 좋은 거예요. 사실은 내가 어디에 있든지 간에 ‘나와 안 맞는 사람이 반드시 있다’라는 것을 우리는 명심을 해야 하고요. “나와 잘 맞는 사람들만 지금 이렇게 딱 조직이 구성되었어” 이건 정말 감사해야 할 일이거든요. 근데 이제 저 사람이 나와 좀 맞지 않는다. 그랬을 때 우리는 그것을 자꾸 내 마음으로 가져오는 습관이 있어요. “아 저 사람 저 너무 꼴 보기 싫어” “저 사람 왜 저러지” 하고 그 마음으로 가져오는 순간 그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을 우리가 이렇게 관심을 두게 되고 그러면 우리가 부정적인 것을 자꾸 바라보게 되면은 그 사람이 하는 행동들이 하나하나 마음에 안 들게 돼요. 그리고 이게 감정을 서로 주고받는 거잖아요. ‘내가 저 사람을 조금 멀리하겠다’ ‘저 사람 마음에 안 든다’고 생각이 되는 순간 나도 그 사람을 대할 때 불편한 기색을 할 수 있거든요.

사진=유튜브 닥터DJ 캡처


그래서 어떤 조직이든지 내가 저 사람 마음에 안 들 수 있고 저 사람이 나 싫어할 수 있어 그건 그냥 각자의 마음인 거지라고 생각하시는 것이 좀 마음이 편합니다. ‘저 사람이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나보다’ 라고 넘어가면 내 마음이 좀 편한데 되게 마음이 굉장히 불편하고 그게 오래 남는 분들 얘기를 이제 들어보면 ‘나를 무시한 거 아닌가’ 이렇게 내 마음으로 가지고 오는 거예요. 그러면 이제 무시한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우리는 이제 더 나아가서 어떤 생각을 하게 되냐면 저 사람이 무시해도 될 정도로 ‘나는 형편없는 사람인가’ ‘저 사람한테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람인가’ ‘가치가 없는 사람인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되면 우리가 좀 위축이 되고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이 좀 떨어질 수 있어요. 근데 그냥 그 사람의 행동으로 내버려 두면 ‘그냥 사정이 있었나보다’ ‘저 사람은 원래 저런 성향인가 보다’ 반복하는 사람도 ‘원래 그런 사람이니까’ 그냥 거리를 좀 두면 되는 거거든요. 근데 그 사람이 나를 굉장히 소중하게 생각해줬으면 좋겠다는 기대가 있기 때문에 우리가 사실은 좀 상처도 받고 싫은 마음이 생기는 거거든요. 누군가의 행동이나 생각을 그냥 그 사람의 몫으로 좀 내버려 두고 그냥 그 사람은 그런가 보다 나는 뭐 저 사람과 다르니까 좀 다른가 보다 그 사람이 싫거나 틀린 게 아니라 ‘나와 다른 사람이다’ 라고 인정하면 우리 마음이 한결 좀 편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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