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지옥' 아동 성추행 의혹 비난→다시보기 삭제 '쏟아지는 비판' [ST이슈]

백지연 기자 2022. 12. 2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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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지옥 / 사진=MBC 결혼지옥

[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결혼지옥' 아동 성추행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며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오은영 박사에까지 시청자들이 등을 돌리는 모습이다.

지난 19일 밤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서는 초혼인 남편, 재혼인 아내가 7살 딸아이와 함께 사는 모습을 공개했다.

이날 방송에서 두 사람은 7살 딸아이와의 관계에서 문제를 빚고 있었다. 언제부턴가 새아빠를 거부하고 좋아하지 않는 딸아이. 이렇게 되기까지 몇 가지 사건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아내 A 씨는 현남편을 아동학대로 신고했던 일화를 공개했다. 그는 "아이가 남편의 안경을 실수로 밟았다. 그랬더니 안경을 던지고 욕을 하더라. 아이가 놀라서 울었다. 명백한 아동학대였다. 그래서 신고를 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들은 오은영 박사는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기에는 남편을 아동학대로 신고하면서까지 결혼을 유지하는 이유를 궁금해할 거 같다"라고 말했다. 아내 A 씨는 "아동학대로 신고를 한 게 교육을 위한 것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영상에서는 더욱 황당한 상황이 이어졌다. 남편 B 씨는 의붓딸이 거듭 거부 의사를 밝히는데도 불구, 일명 '가짜 주사 놀이'를 했다. 아이는 "하지 마세요. 싫어요. 안 돼요. 싫어요"라고 엄마를 부르며 "봤어요? 싫어요"라며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남편의 장난은 계속됐다.

이를 보고 놀란 오은영은 "아이에 대한 존중이 없는 거다. 친부라고 해도 조심해야 되는 부위인데 더군다나 가족이 된 지 얼마 안 된 경우에는 더 조심해야 되지 않겠냐"라고 지적했다.

해당 영상이 전파를 타고 시청자들은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남편의 행동이 아동 성추행이라는 것.

이에 대해 평론가 위근우는 "어제는 의부의 실질적 아동성추행이 의심되는 재혼부부가 등장했다. 대체 MBC 교양국은 무슨 생각으로 저러고 있는 걸까"라며 자신의 의견을 공개했다. 그는 "이 글을 쓸 때만 해도 오은영 박사의 한계보다는 그의 전문성이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게 세팅한 프로그램의 본질적 문제를 지적했고 지금도 같은 생각이긴 하지만, 사실 어제 방송 같은 경우엔 오은영 박사도 본인의 전문영역이 아니라는 알리바이로 양심적 상식인이라면 충분히 제기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 침묵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까지 생긴다"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결국 '결혼지옥' 측은 공식입장을 통해 고개를 숙였다. 21일 오후 '결혼지옥' 측은 "해당 부부의 딸을 걱정하셨을 모든 분에게 깊이 사과드린다. 논란 이후 곧바로 시청자 여러분에게 제작진의 입장을 전달해 드렸어야 하나, 출연자들의 방송 후 상황과 입장을 파악하고 관련 내용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소요됐다"고 알렸다.

이어 "부부의 문제점 분석에만 집중한 나머지, 시청자분들이 우려할 수 있는 장면이 방영되는 것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 방송 후 이어진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을 접하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해당 아동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지 못하고 많은 분께 심려를 끼친 점, 다시 한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제작진은 "나아가 저희 제작진과 오은영 박사는 이 가정과 아동의 문제를 방송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지원하려 한다. 아동에게 심리적 어려움이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오은영 박사와 함께 전문적인 검사와 치료적인 도움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좋은 의도만큼이나 제작 과정의 세심함과 결과물의 올바름 또한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제작진을 믿고 일상의 관찰을 허용해 준 가족들의 신뢰를 무겁게 마음에 새겨 그분들의 실질적인 행복에 기여하고 모든 시청자가 수긍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결혼지옥' 측은 비판이 쏟아지자 신체접촉 등이 담긴 장면 등 일부를 다시 보기에서 삭제한 상태, 하지만 시청자들은 여전히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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