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Q&A] 달 궤도 진입 성공한 다누리…NASA 부국장도 한국 기술에 놀랐다는 이유 (SBS 기자가 직접 물어봄)
국내 첫 달 탐사선 다누리가 19일 새벽 달 궤도 진입에 성공했습니다. 지난 토요일 궤도에 도착한 이후 실제 임무를 위한 과정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는 겁니다. SBS 서동균 기자가 미국 항공우주국 NASA의 존 구이디 우주탐사시스템 부국장을 단독 화상 인터뷰를 했는데요, 그는 다누리의 기술력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Q. 다누리의 여정에 대해서 평가한다면?
A. 우리에게도 환상적인 여정이었습니다. NASA는 한국 연구진과 지난 7년 넘는 시간 동안 함께 일했습니다. 그동안 개념에 그쳤던 것들이 합의를 이루고, 실제 장비로 만들어져 지난 8월의 성공적인 발사로 이어지는 과정을 지켜봤습니다. 이제 달에 도착하게 된 것은 정말 환상적이고, 무척 신나는 일입니다.
Q. BLT 방식(탄도형 전이 방식)을 채택했는데?
A. BLT 방식은 고도의 정교함이 필요한 임무입니다. 지구, 달, 그리고 태양이라는 3개의 서로 다른 물체의 중력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하고요. 또 발사하고 귀환하는 모든 과정에서 정밀한 궤도를 유지해야 하거든요. 이처럼 복잡하기 때문에 중간중간 궤도를 수정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그런데 다누리는 당초 계획보다 절반밖에 궤도를 수정하지 않았어요. 이것만으로도 다누리 발사와 자세 제어를 수행한 한국 기술진의 뛰어난 성과가 드러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 임무를 처음으로 수행한 것이라는 걸 고려하면, 한국이 얼마나 유능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는 거죠.
Q. 향후 다누리 달 탐사 임무 중 주목하는 건?
A. NASA는 달의 남극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인류가 달에서의 첫 임무를 수행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달 궤도를 도는 탐사선들이 있지만 정찰 위성에 불과해서 수십 년 동안 달의 남극에 대해서는 사진 정도밖에 정보를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다누리에는 달의 극지방 매트릭스 이미지와 가시광선 이미지, 그리고 수십억 년 동안 햇빛이 닿지 않아서 그 표면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없던 지역의 이미지를 감지할 수 있는 카메라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그곳에 가려고 하지만 그곳에 가스층이나 분화구가 있는지, 또는 아이스링크처럼 미끄러운 곳인지 알지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누리의 장비들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팀이 달의 남극 지역에서 필요한 영상을 한국 측에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Q.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서 다누리의 역할은?
A. 우리는 착륙 지점을 선정하는 데 특히 관심이 있습니다. 그런데 앞서 말씀드렸듯이, 영상들이 조금 있기는 하지만 충분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런 정보는 많을수록 좋은데 말이죠. 그래서 NASA는 다누리를 통해 착륙 지점을 선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얻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달의 영구 음영 지역 관측도 기대하는 부분입니다. 그 관측 결과로는 달에 있을 상당한 양의 물이나 광물을 수확해, 달 표면에 영구 기지를 세우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겁니다. 다누리는 최근 10년 이내에 이뤄진 첫 달 탐사 임무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정보를 정말 기대하고 있는 거죠.
Q. 한국의 달 착륙 계획에 대해 조언한다면?
A. 항우연의 기술력은 아주 인상 깊었습니다. 연구원들의 기술 수준은 높았고, 의욕도 대단했습니다. 한국 연구진에게 부족한 것은 경험밖에 없었습니다. 다누리는 첫 번째 임무에 불과했고, 한국 연구진은 NASA가 달 착륙선을 개발하면서 얻은 교훈을 잘 배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달 착륙은 쉽지 않아서, 성공률이 40%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가능한 한 모든 가혹한 환경에서 착륙 시스템을 실험하면서 예상 가능한 오류들에 기기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살피는 것을 권합니다. 하지만 많은 반복된 실험이 필요합니다. NASA 존슨 우주 센터에는 이런 표어가 있습니다. '훈련은 비행처럼, 비행은 훈련처럼.' 우리에게 훌륭한 조언이 되고 있는 이 말은 항우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것이라고 봅니다.
Q. 달 기지를 만드는 것이 목표인데, 달이 왜 중요?
A. 달은 우주에서 지구에 가장 가까운 곳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인류가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이 존재할 수 있고, 현대 사회뿐 아니라 고대 사회에서도 영감의 원천이었습니다. 우리가 친숙하게 여기는 대상이기도 한 만큼, 달에 가는 것은 태양계로 향하는 인류의 첫걸음이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달이 영감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달에 가는 것은 지구에 있는 나라들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개발하고 있는 기술과 의약품을 비롯한 많은 것들에 기여할 것을 생각하면, 달에 가는 것은 단지 우리가 그곳에 간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다누리와 한국의 달 탐사 계획에 대해 한마디?
A. 사실 전 NASA가 항우연에 할 조언이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한국 기술진은 뛰어난 일을 해냈습니다. 실제로 다누리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항우연은 엔지니어링 측면에서 우리를 조금 가르쳐주기도 했거든요. 열을 낮추기 위한 라디에이터를 디자인하고 있을 때 한국 연구진이 조언하더라고요. '더 나은 방법이 있는데, 이렇게 저렇게 하면 될 거예요'라고요. 정말 그 방법이 맞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항우연과 NASA가 함께 배워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며, 양측이 함께 일해야 할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양측에 매우 유익할 거라고 봅니다. 항우연이 NASA와 앞으로도 함께 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취재 : 서동균 / 영상취재 : 윤형 / 구성 : 김도균 / 편집 : 이혜림 / 디자인 : 박수민 / 제작 : D콘텐츠기획부)
서동균, 김도균 기자getse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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