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조특위 첫 현장방문 … 유족 "왜 이제 왔나"
우상호 "여야 함께 진실규명"
참사 현장 찾아 경찰대응 점검
유가족 "약속 잘 지켜달라"
與 "닥터카 의원 책임 물어야"
野 "참사 정략적 이용 안돼"
국민의힘이 복귀한 국회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가 21일 첫 활동으로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지난달 24일 국조특위가 구성된 지 약 한 달 만이다. 당초 이날 현장조사는 야당 위원들만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전날 국민의힘이 전격 복귀를 선언하면서 여야 합동으로 진행됐다.
이날 우상호 국조특위 위원장과 여야 위원들은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에 마련된 시민분향소를 찾아 조문하는 것으로 현장조사 일정을 시작했다. 분향소에 있던 유족들은 위원들이 오자 울음을 터트렸고, "국정조사 진실규명"이라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일부 유족은 "왜 이제 왔느냐"며 고함을 쳤다.
우 위원장은 "여야가 힘을 합쳐 진실과 책임 소재를 규명하면서 재발 방지책을 만드는 국정조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유가족에게 말했다. 이에 유가족은 흐느끼며 "약속 잘 지켜달라.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조문을 마친 위원들은 참사 장소인 해밀톤호텔 옆 골목길로 이동해 소방 관계자에게 당시 현장 상황을 보고받았다. 우 위원장은 "얼마나 고통스럽고 아프게 유명을 달리하셨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하다"며 "왜 이런 사고를 막지 못했는지, 책임은 어디 있는지 명확히 따지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태원파출소에서는 참사 당일 경찰 대응을 점검했다. 경찰의 시간대별 조치를 확인하고 경찰 통제가 적절했는지 따져 물었다. 임현규 용산경찰서장은 재발 방지책을 묻는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인도에서 관리하다가 골목길에서 감당이 안 된다고 하면 차선을 하나씩 물러서 도로를 통제하고 인파를 이동하게 하는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답했다.
국조특위는 서울경찰청과 서울시청에 대한 현장조사도 실시했다. 국조특위 야당 간사인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경찰청 현장조사에서 이태원 핼러윈 위험 분석 보고서 삭제 지시를 누가 내렸는지 추궁했다. 이에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그것은 알 수가 (없다)"라고 대답했고, 지켜보던 유가족은 "아는 게 없는데 왜 저 자리에 있냐"고 소리쳤다.
천준호 민주당 의원은 "김 청장은 이번 사건의 의혹 당사자인데 직무에서 배제돼 있어야 할 사람이 계속 지휘라인에 있으면 그 영향을 받는 사람들은 사건을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모든 질의에 대해 서울경찰청장이 직접 답변하면 그게 일종의 가이드라인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참사 당일 경찰의 안일한 대응에 대해서도 재차 지적이 제기됐다. 전 의원은 경찰 상황실과 지휘부의 상황 인식이 늦은 것을 두고 "9시에 '코드제로' 내린 다음에 여러 차례 압사당할 것 같다는 신고가 112에 들어왔다. 그런데도 인지를 못했다는 것은 경찰청 112센터가 직무유기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국정조사에 참여했지만 이날 여야는 신경전을 이어갔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여당은 그간 과오를 깨닫고 사죄를 위해서라도 국정조사에 백배 천배 진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조사 과정에서 또다시 정략적으로 참사와 유족을 이용한다면 다신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신현영 민주당 의원의 '닥터카' 논란을 물고 늘어졌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사진을 찍고 의전을 받는 것이 우선인 사람, 그 어디에서 국회의원으로서 자격을 찾을 수 있나"라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위지혜 기자 /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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