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노조 회계장부 정조준 "재정이 노조 아킬레스건"

박인혜 기자(inhyeplove@mk.co.kr), 박윤균 기자(gyun@mk.co.kr) 2022. 12. 2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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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노조 대수술 예고
깜깜이 회계로 노조 성역화
尹 "엄격하게 법 집행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노조 부패를 척결해야 할 3대 부패로 규정하며 노조 회계장부를 정조준했다. 기업 재정은 회계장부의 투명한 공개와 감사 등으로 어느 정도 확보됐지만, 노조는 노동자의 이름 뒤에서 제대로 된 감시 없이 돈이 쓰이고 있다는 문제의식 속에서 나온 발언이다. 윤 대통령은 21일 제1차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노동개혁 핵심으로 노조 부패 척결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노조의 회계 투명성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이를 실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같은 윤 대통령 발언은 노조가 자치조직이라는 이유로 회계·재정 분야에서 '성역화'돼 왔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왔다. 현행법은 노조 회계감사자의 자격요건을 다루지 않고 있어 노조가 고른 사람이 감사를 하는 이른바 '셀프감사'가 가능하다. 또 정부 등 행정관청이 노조 회계감독을 필요시에만 요청하게 돼 있다. 노조원에게 부여된 회계자료 접근성은 '열람권'으로 한정되고 이마저도 제한적이다. 이 같은 '깜깜이 회계'가 결국 노조를 권력화하고, 건드릴 수 없는 성역처럼 만들고 있다는 것이 정부의 인식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거대 노조에 재정 공개는 아킬레스건과도 같다"면서 "재정이 어디에서 확보됐고, 어떻게 쓰이는지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다면, 노조가 노동자를 위한 집단이 아니라 권력 집단화된 현재 상태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그간 '노사 법치주의'를 누차 강조해 왔는데,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과정이나 파업, 쟁의 현장에서 불법적 행태를 묵과하지 않겠다는 차원을 넘어 노조 전반의 재정 투명성 확보와 부패 척결로 확대하겠다고 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윤 대통령은 "부패라는 것은 크게 말해 공직 부패와 민간 부문 기업 부패, 두 가지로 늘 상정해왔다"고 전제하면서 "그러나 노사 관계에서도 노조 부패라고 하는 것이 지금 우리 사회에서 많은 국민의 관심이 돼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조 부패를 공직·기업 부패와 함께 '3대 부패'로 규정하며 "우리가 여기에 대해 엄격하게 법 집행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패를 막는 방법으로 회계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면서 기업 사례를 든 것도 노사 관계에서 '노'에 기울어진 축을 평평하게 만들겠다는 의도다. 윤 대통령은 "우리가 기업 부패를 막는 첫 번째는 기업 회계의 투명성"이라며 "노조 활동도 투명한 회계 위에서만 더욱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동·연금·교육 개혁 중 노동개혁을 가장 앞세운 것은 최근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 사태에서 단호하게 대응한 것이 윤 대통령 지지율 상승의 동력이 됐고, 이는 곧 국민적 공감대가 만들어졌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이다. [박인혜 기자 /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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