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실손보험료 평균 8.9% 오른다
고령층 체감인상률 50% 훌쩍
당국, 4세대 전환때 혜택 연장
1세대 가입 40세男 갈아타면
보험료 연간 43만원 줄어들어
내년 실손의료보험료가 평균 8.9% 오른다. 특히 5년 만에 처음 보험료가 조정되는 3세대 실손보험 인상률이 14%에 달해 고객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보험료 인상은 내년 1월부터 바로 적용되는데, 이번에 3~5년 갱신 주기를 맞는 고령층 고객은 체감 인상률이 50%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업계는 내년 실손보험료를 평균 8.9% 인상하기로 했다. 3세대 실손보험이 14% 인상된 데 이어 1세대 실손보험은 평균 6%, 2세대 실손보험은 평균 9% 오른다. 현재 판매 중인 4세대 보험료는 동결된다. 이번에 처음 보험료가 인상되는 3세대 가입자는 894만명에 달한다. 1세대 가입자는 827만명, 2세대 가입자는 1657만명이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3세대 고객은 5년간 보험료가 한 번도 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인상에 부담을 더 크게 느낄 것"이라며 "하지만 적자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누적된 상황이어서 14%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는 평균 인상률일 뿐, 가입 상품의 갱신주기와 나이·성별, 해당 보험사 손해율에 따라 개인별 인상률은 달라진다. 보험사들은 해당 고객에게 카카오톡이나 전화, 문자, 메일 등으로 구체적인 인상률을 안내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실손보험료가 매년 6~14.2%씩 올랐기 때문에 중장년 고객들은 나이 할증까지 포함해 많게는 50%를 훌쩍 넘는 인상 고지서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1세대 상품 갱신주기는 3~5년, 2세대는 1~3년, 3·4세대는 1년이다.
실손보험료는 2019년과 2020년 모두 평균 6~7%씩 올랐고 2021년에는 평균 10~12%, 작년에는 평균 14.2% 인상됐다. 당초 업계는 실손 적자가 3조원에 육박한다며 올해도 두 자릿수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당국과 정치권의 물가 안정 기조에 따라 한 자릿수 인상으로 물러선 것으로 알려졌다. 실손보험 적자의 주범으로는 일부 과다 이용자와 일부 병원의 도덕적 해이가 지목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백내장 수술 보험금 지급기준을 강화하는 등 보험금 누수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풍선 효과처럼 다른 시술에서 보험금이 빠져나가는 상황"이라며 "이들의 과다 진료비가 전체 보험료에 전가되기 때문에 선량한 가입자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실손보험 누적 적자와 과잉진료 기조를 감안할 때 향후 10년간 실손보험료가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보험료를 꼬박꼬박 내는 선량한 가입자가 10년간 인상분을 고스란히 부담한다고 해도 막상 혜택을 볼 나이가 되면 보험을 유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김경선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보험사 손해율은 1세대가 141.9%, 2세대가 123.8%, 3세대도 129.3% 수준"이라며 "업계가 보는 적정 손해율은 80% 내외인데, 현재 구조에서 실손보험을 정상화하려면 매년 21% 이상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말했다.
업계와 당국은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4세대 실손보험 전환을 지속적으로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당초 올해 말까지였던 보험료 할인을 내년 6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기존 1~3세대 상품 가입자가 4세대로 갈아타면 1년간 납입보험료의 50%를 할인해준다. 4세대 보험료가 1만~2만원이어서 연간 할인 금액은 몇만 원 수준이다.
4세대는 기존 상품보다 비급여 보장 혜택이 적고 자기부담률이 높지만, 매달 납부하는 보험료를 최대 70%까지 낮출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1만~4만원대 보험료를 내는 40세 남성이 4세대 실손으로 갈아탈 경우 1세대 상품 가입자는 연간 보험료를 약 43만원 아낄 수 있고, 2세대와 3세대 가입자는 각각 23만원, 4만원 정도를 줄일 수 있다. 다만 가족력이 있거나 도수치료 등 4세대에서 제한을 두는 비급여 치료를 많이 받는 사람은 무조건 기존 보험을 유지하는 것이 이득이다.
[신찬옥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최대 8억 ‘뚝’ 신저가 쇼크...하락 아파트에 무슨 일이 [매부리레터] - 매일경제
- “한 대당 230억원”…무더기 결함, 세계 최고가 장갑차의 굴욕 - 매일경제
- “무덤이 아니라 번식지였다”…15m 괴생명체 37마리 발견된 이곳 - 매일경제
- 집값하락 속도 빨랐나…다주택자도 LTV 30% 주담대 허용 - 매일경제
- ‘7만원 건보료’시비건 의원들, 본인것부터 까보시죠[핫이슈] - 매일경제
- “처음엔 바위인줄 ”…염전서 인간심장 발견한 美노동자들 ‘경악’ - 매일경제
- “부도 위기서 매출 40억”...쿠팡서 ‘맞춤 의자’로 대박난 30대 - 매일경제
- 與 대표 선호도 유승민 36.9% 1위...당심은 나경원이 선두 - 매일경제
- '한국 찍는 투어' 2억짜리도 풀부킹 … 지갑 여는 해외 슈퍼리치 - 매일경제
- 백승호 ‘카타르월드컵 TOP10 골’ 선정 [오피셜]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