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격 訪美 젤렌스키, 바이든 만나 58조원 지원 굳히기
바이든과 회담 후 美의회 연설
반대파 공화당 직접 설득나서
美 패트리엇 등 지원 발표예정
우크라이나 사태가 300일째 이어지는 상황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을 전격 방문했다. 전쟁 발발 후 첫 해외 방문이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패트리엇 미사일 제공과 450억달러(약 58조원) 규모의 추가 긴급 군사 지원을 검토 중인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확답을 받아내기 위해 이번 미국행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의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번 미국 방문은 지난 11일 두 정상 간 전화 통화에서 처음 언급된 이후 18일 최종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해외 방문은 올해 2월 24일 발발한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처음이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21일 백악관에서 만나 450억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예산안을 놓고 논의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미 정부 최고위급 인사들과 만남을 이어갈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군사 지원 계획을 구상 중인 만큼 결정권자들을 만나 확실한 대답을 얻어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미 정부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방문하는 기간 중 패트리엇 미사일 방공 시스템 등 우크라이나에 대한 18억달러(약 2조3000억원) 규모 추가 지원안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200억달러(약 26조원)를 쏟아부었다.
이와 별개로 미 의회 역시 450억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 처리를 앞두고 있다. 해당 예산이 포함된 총 1조7000억달러(약 2182조원) 규모의 2023회계연도 미 연방 정부 예산안 처리 시한은 23일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시한을 넘기기 전 미 의회를 설득하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과 만난 이후 미 국회의사당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해당 예산안이 통과되면 우크라이나군을 위한 무기 구입 등 장비 지원에 200억달러(약 26조원), 동유럽 내 미군 주둔 비용에 62억달러(약 8조원), 전쟁으로 무너진 우크라이나 경제 부양 및 에너지 부족 문제 해결 비용에 129억달러(약 16조원), 우크라이나 난민 지원에 40억달러(약 5조원) 등이 사용될 전망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지원에 회의적인 공화당 의원들과도 만나 설득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달 중간선거에서 과반을 차지하며 내년부터 하원 다수당이 될 공화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원을 꾸준히 비판해왔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중간선거 직전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이 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백지수표식 지원'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내년 1월 초 새로운 연방의회 임기가 시작되는 만큼 젤렌스키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번 방문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회의적인 공화당을 직접 만나 설득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행을 선택한 데는 올해 겨울이 끝나기 전 우크라이나 사태의 전황을 뒤집어야 한다는 판단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러시아의 최대 우방국인 벨라루스를 방문하고 군사력 재정비에 나서면서 올겨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총력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푸틴 대통령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만남이 성사되면서 일부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벨라루스가 본격 참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이를 전면 부인했지만, 푸틴 대통령이 21일 국방부 고위 관료 회의를 주재하고 내년도 군사 목표 설정 및 우크라이나 사태를 평가할 거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러시아가 올해 말 다시 총공세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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