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국조위원들, '부실대응' 서울경찰청에 "참담하다" 탄식
기사내용 요약
현장 조사…경찰 "심각 상황 인지 못해"
시스템 운영, 매뉴얼 숙지 등 연신 비판
보고서 삭제 의혹에 "은폐 의심" 주장도
[서울=뉴시스] 심동준 신재현 기자 = 국회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여야 첫 합동조사가 이뤄진 21일 서울경찰청을 상대로 코드 제로(긴급상황 최고단계) 등 위기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배경 등을 따져 물었다. 경찰청 측이 당시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해명을 하자 일부 위원들 사이에서 "참담하다"며 탄식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21일 국조특위 서울경찰청 현장 조사에서 여야 위원들은 참사 당일 경찰 대응의 적절성을 추궁했다. 다수 신고 처리 및 보고 경과는 물론 보고서 삭제, 대통령실과의 소통 문제 등도 거론됐다.
먼저 야당 간사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코드제로 발생 보고 경위에 대해 질의했고,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상황팀장까지 보고가 안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당 간사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위험 신고가 왔으며, 거기에 대해 상황실에서 충분히 출동 등 조치가 취해져야 하는 게 아닌가", "대규모 축제가 열리는 게 인지된 상황에서 다수 112 신고가 접수되면 반영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코드제로가 됐는데, 그 부분에 대해 파악 못하고 있었다"며 "112에선 코드제로를 내렸고 지시도 하지 않나. 그런데 왜 서울청에선 서울청장 이런데 보고할 생각을 않나"라고 지적했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불편함을 신고하는 정도가 아니라 압사 당할 것 같다는 유사한 신고가 11건 이상, 저희가 파악하기론 14건 이상인데 어떻게 상황팀장에게 보고가 안 됐나"라고 짚었다.
또 "112 치안종합상황실 시스템이 무너진 것"이라며 "다수자에 의한 반복 신고가 있었는데 3자 통화도 실시하지 않고, 공청도 실시하지 않고 분석 대응반 분석도 않고, 팀장 보고도 안 된 게 아니냐"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저희 상황실에서 이렇게 심각한 상황이란 것을 인식하지 못했다"며 "오후 10시에 코드제로 했을 때 심각하다, 담당자는 코드제로로 뜨니 그 내용을 얘기했고 그 후 답은 없었다"고 했다.
이어 "무전이 없었는데 열람해 보니 현장 처리되고 끝났다, 그래서 심각한 상황이란 인식을 못했다"며 "그래서 팀장에게 보고도 안 되고, 저희도 인식 못해 서울청장에 보고가 안 된 것"이라고 언급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접수한 분이 긴급성을 제대로 파악 못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보면 긴급했단 말인가"라고 묻자 경찰 관계자는 '그런 취지'라고 답변했다.
여기에 장 의원은 "다수 접수 신고를 보고하게 돼 있는데 개별이라 다수를 파악 못했다고 말하고 싶은 것인가"라며 "매뉴얼에는 어떻게 하라고 돼 있었는데 판단 근거가 없었단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우상호 국조특위 위원장은 "이태원 파출소 현장에서 당시 상황을 직접 통제하려 한 경찰관은 상황의 급박함을 느꼈고, 여러 차례 조치를 내린 것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상급 지휘부서 보니 그때 상황 판단이 안이했다는 것도"라며 "지휘 책임을 맡은 분들이 몰랐다는 얘기를 하는 것을 보면 몰랐단 게 사실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현장의 절박함이 지휘관에 전달돼 조치가 이뤄지는 게 기본적인 시스템인데 이게 안 돌아갔다는 것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참담하다고 느낀다"고 개탄했다.
아울러 "빠르게 개선 대책을 내놓은 것 같지도 않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참사로부터 얻은 교훈도 부족하단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일부 국조위원들은 핼러윈 위험 분석 보고서 관련 지적도 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보고서 열람 범위를 문의했으며 "실무자만 열람하면 실무자만 알 수 있을 텐데, 그것을 부장이 삭제 지시를 내리는 게 말이 안 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천준호 민주당 의원은 보고서 삭제 논란을 언급하면서 "아마도 위험 보고를 사전에 받았는데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업무상 과실로 될 것으로 판단해 은폐 시도가 있었던 게 아닌지 강한 의혹을 갖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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