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붓딸 거부에도 똥침…'결혼지옥', 아동 성추행 논란에 사과

'오은영 리포트- 결혼 지옥' 측이 아동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입을 열었다.

21일 MBC '오은영 리포트- 결혼 지옥' 제작진은 공식입장을 통해 "지난 19일 방송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안방극장을 찾은 '오은영 리포트- 결혼 지옥'에서는 고스톱 부부 편이 방송됐다. 새아빠는 아이와 놀아주는 과정에서 '가짜 주사 놀이'라면서 그에게 똥침을 했다. 아이는 싫다는 의사 표현을 했지만 새아빠는 이 놀이가 애정 표현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제작진은 "해당 부부의 딸을 걱정하셨을 모든 분에게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논란 후 시청자들에게 입장을 발표하기까지 출연자들의 방송 후 상황, 입장을 파악했다고도 했다.

제작진은 고스톱 부부 편과 관련해 "이혼이라는 아픔을 겪은 아내와 그 상처까지 사랑하기로 결심한 남편이 만나 아내의 전혼 자녀인 딸아이와 함께 가정을 이뤄나가는 과정에서 생긴 갈등의 원인을 찾고 그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하는 의도로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입장문에 따르면 아내는 남편을 아동 학대로 경찰에 신고한 상황이었다. 남편은 아내의 행동을 받아들이지 못해 갈등이 커진 상태였다. 제작진은 "해당 가정의 생활 모습을 면밀히 관찰하고 전문가 분석을 통해 누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부부의 문제점 분석에만 집중한 나머지 시청자분들이 우려할 수 있는 장면이 방영되는 것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고 밝혔다.

방송 후 프로그램을 향한 시청자들의 비판이 이어졌는데 이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해당 아동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지 못하고 많은 분께 심려를 끼친 점 다시 한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제작진과 출연자 오은영 박사는 전문적인 검사, 치료적인 도움 등으로 이 아동이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제작진의 설명에 따르면 오 박사는 5시간가량 진행된 녹화에서 내내 남편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또한 단호하게 비판했으며 변화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프로그램 측은 "그 내용이 뒷부분에 집중되고 상당 부분 편집돼 오 박사 및 MC들이 남편의 행동에 온정적인 듯한 인상을 드린 것 역시 제작진의 불찰이다. 앞으로는 실제 녹화 현장에서의 분위기가 온전히 시청자 여러분께 전달될 수 있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이번 일을 계기로 좋은 의도만큼이나 제작 과정의 세심함과 결과물의 올바름 또한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얻었다"면서 일상 관찰을 허락한 가족들의 실질적인 행복에 기여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1일 익산경찰서 측 관계자는 본지에 "'결혼 지옥' 관련 내용을 사건 접수했다. 해당 사건은 전북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로 이송됐다"고 말했다. MBC 시청자 소통센터 게시판에는 '오은영 리포트- 결혼 지옥'에 대한 항의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