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만에 연간 무역적자…韓 성장엔진 꽁꽁
반도체 수출 5개월 연속 뚝뚝
對中실적도 반년째 뒷걸음질
올 무역적자 500억弗 사상최대
국가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 수출 부진이 지속되면서 한국의 전체 수출도 뒷걸음질 치고 있다.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수출액은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9% 감소했다. 이와 달리 국제 에너지 가격이 고공 행진을 하면서 수입액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로써 연간 무역수지는 14년 만에 적자로 전환할 것이 유력시된다. 적자 규모도 사상 최대인 5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336억3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8.8%, 지난달 동기에 비해선 16.7% 감소한 수치다. 이달 말까지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면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3~8월 이후 처음으로 3개월 이상 연속 수출액이 감소하게 된다. 올 들어 증가세를 이어온 월간 수출액은 지난 10월(-5.7%)과 11월(-14.0%) 두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수출이 감소한 주요 원인은 반도체 부진에 있다. 메모리반도체에 대한 전 세계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 영향으로 이달 1~20일 반도체 수출액은 작년 동기와 비교해 24.3% 하락했다. 이에 따라 월간 반도체 수출액은 이달까지 5개월 연속 역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무선통신기기(-43.8%), 정밀기기(-11.2%) 등도 수출액이 감소했다. 반면 승용차(45.2%), 석유제품(27.1%), 선박(28.9%) 등은 수출액이 증가했다.
수출국별로 보면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액이 26.6% 급감했다. 대중(對中) 수출 감소세는 지난달까지 반년째 이어지고 있다. 베트남(-20.6%), 일본(-12.2%), 대만(-22.0%) 등도 수출액이 줄어든 반면 미국(16.1%), 유럽연합(EU·1.2%) 등은 증가했다.
수출이 부진한 사이 수입은 여전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1~20일 수입액은 작년과 비교해 1.9% 늘어난 400억6400만달러를 기록했다.
품목별로 보면 원유(15.4%), 가스(100.7%), 반도체 제조장비(29.9%), 석탄(14.1%) 등이 증가했다. 특히 3대 에너지원(원유·가스·석탄)의 합계 수입액은 114억3000만달러에 달했다. 작년 같은 기간(82억3600만달러)보다 38.8% 많은 규모다. 국가별 수입액에서는 EU(18.7%), 미국(17.3%) 등은 늘고 중국(-11.6%), 일본(-16.4%), 사우디아라비아(-27.7%), 베트남(-9.6%) 등은 줄었다.
무역수지도 적자 기조를 이어갔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무역적자는 64억27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달 말까지 9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이어갈 가능성도 높아졌다. 올 들어 무역수지는 지난 4월(-23억5700만달러)부터 매달 적자를 내고 있다. 특히 에너지 수요가 많은 여름철에 적자 규모가 커진 점을 고려하면 이달과 다음달에도 적자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누적 무역적자도 489억6800만달러까지 늘었다. 이는 기존 최대치였던 1996년 206억2400만달러 대비 2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이달 20일까지 연간 누적 수입액은 19.9% 증가한 반면, 수출액은 6.8% 느는 데 그쳤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면 세계 금융위기 때인 2008년(132억6700만달러) 이후 14년 만에 연간 적자를 기록할 것이 확실시된다.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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