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월급 모아야…더 멀어진 내집마련 '꿈'

2021년 주거실태 보고서
연소득 대비 집값 수준 비율
서울 14배, 1년새 1.6년 늘어
전국 자가보유율 60.6% 수준
10명 중 9명 "내집은 있어야"

서울 송파구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전경. 직장인이 월급을 한 푼도 안 쓰고 14년간 모아야 내집 마련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경DB】

지난해 서울에 자기 집을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연소득 대비 집값을 조사한 결과 중간값이 14.1배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서울 지역 자가 거주자가 월급을 한 푼도 안 쓰고 서울에 집을 마련하는 데 걸린 기간이 평균 14.1년 소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기간은 전년인 2020년 대비 1.6년 늘어난 것인데 지난해 월급 인상폭보다 집값이 더 빠르게 상승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1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연소득 대비 주택구입가격배수(PIR)'는 14.1배(중위수 기준)로 전년(12.5배)에 비해 상승했다. 이는 서울의 자가 거주자가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서울의 주택을 구매한 데 걸린 기간이 평균 12.5년에서 14.1년으로 늘어났다는 의미다. 지난해 전국 기준 PIR도 6.7배로 전년(5.5배)에 비해 상승했다.

국토부는 전국의 약 5만1000가구를 대상으로 2021년 8월부터 2022년 1월까지 1대1 개별 면접 방식으로 조사해 이 같은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PIR는 조사기관마다 산정 방식, 대상 지역 등이 달라 결괏값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올해 3분기 기준 서울의 PIR는 14.5배다. 국토부 관계자는 "조사기관마다 PIR 값이 달라질 수 있지만 전년 대비 상승하는 경향성은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PIR가 가장 크게 늘어난 지역은 세종이었다. 작년 기준 세종의 PIR는 10.8배로 전년(7.5배)에 비해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10.1배, 광역시 등이 7.1배, 도지역은 4.2배로 대구 등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의 지난해 PIR가 전년 대비 상승했다. 작년까지 집값이 큰 폭으로 올라 소득 대비 집값 비율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2020~2021년은 집값 상승기였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PIR도 올랐다"고 설명했다.

가구주가 된 이후 생애 최초로 주택을 마련하는 데 소요되는 연수는 지난해 기준 7.7년으로 전년(7.7년)과 동일했다. 지난해 기준 전국에서 자기 집을 보유한 가구는 전체 가구의 60.6%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다만 지역별로는 수도권과 지방의 자가 보유율 변화치가 상이했다. 수도권의 경우 지난해 자가 보유율이 54.7%로 전년(53%) 대비 상승한 반면, 도지역은 69%로 전년(71.4%) 대비 하락했다.

한 주택에서 거주하는 기간은 평균 7.5년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은 평균 6년, 도지역은 평균 9.7년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가 가구의 평균 거주기간(10.5년)이 임차가구(3년)에 비해 훨씬 길었다.

국민 대다수는 주택 보유 의지가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주택보유의식은 88.9%로 10가구 중 9가구 가량이 '내집을 가져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전년(87.7%) 대비 소폭 상승한 것이다.

한편 지난해 임차가구의 '월 소득 대비 월 임대료 비율(RIR)'은 전국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국 RIR는 15.7%로 전년(16.6%) 대비 소폭 감소했다. 지역별로 수도권은 17.8%, 도지역은 12.6%로 조사됐다.

[김유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