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지옥’ 제작진, 아동 성추행 논란 사과 “변명의 여지 없다”[공식입장 전문]
[뉴스엔 김명미 기자]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이하 결혼지옥) 제작진이 아동 성추행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결혼지옥' 제작진은 12월 21일 공식입장문을 통해 "19일 방송된 '결혼지옥' 고스톱 부부 편을 보고 해당 부부의 딸을 걱정하셨을 모든 분에게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출연자들의 방송 후 상황과 입장을 파악하고 관련 내용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소요됐다. 이 과정에서 해당 영상이 제작진의 의도와 달리 재가공 및 유통되어 출연자 가족에게 상처가 되는 일을 막기 위해 영상을 먼저 수정할 수밖에 없었던 점 널리 양해 부탁드린다"며 입장 발표가 늦어진 이유를 밝혔다.
제작진은 "부부의 문제점 분석에만 집중한 나머지, 시청자분들이 우려할 수 있는 장면이 방영되는 것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 방송 후 이어진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을 접하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제작진과 오은영 박사는 이 가정과 아동의 문제를 방송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지원하려 한다. 아동에게 심리적 어려움이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오은영 박사와 함께 전문적인 검사와 치료적인 도움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오은영 박사는 약 5시간 동안 진행된 녹화 내내 남편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매우 단호하게 비판하고 변화를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그 내용이 뒷부분에 집중되고 상당 부분 편집되어, 오 박사 및 MC들이 남편의 행동에 온정적인 듯한 인상을 드린 것 역시 제작진의 불찰"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제작진을 믿고 일상의 관찰을 허용해 준 가족들의 신뢰를 무겁게 마음에 새겨 그분들의 실질적인 행복에 기여하고 모든 시청자가 수긍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9일 방송된 '결혼지옥'에서는 '고스톱 부부'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이날 방송에 따르면 2년 전 재혼한 부부는 아내의 7살 딸을 두고 양육관 차이로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었다.
특히 7살 딸은 새아빠인 남편을 '아빠'가 아닌 '삼촌'이라고 부르는 상황이었다. 딸은 새아빠에 대해 "삼촌은 괴롭히는 사람"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에 남편은 "사랑해서 한 애정 표현이었는데, 아이가 받아들일 때는 괴롭힘이었다는 생각이 들어 서운했다"고 털어놨다.
이날 공개된 남편의 장난은 '사랑해서 한 애정 표현'이라기에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다리 사이로 7살 의붓딸을 끌어안는가 하면, 양 손으로 가슴과 엉덩이 등 신체 부위를 만지기도 했다. 딸은 계속해 "놔달라"고 소리 지르며 괴로움을 호소했지만, 남편은 딸을 놓아주지 않았다. 이 중에서 유독 남편이 자주 하는 장난은 손가락으로 엉덩이를 찌르는 행위. 아내는 "주사 놓지 마"라며 말렸고, 딸은 "삼촌 싫다"고 외치며 온몸으로 강하게 손길을 거부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방송 이후 남편의 행동이 아동 성추행이라는 지적이 쏟아지자 제작진은 VOD에서 해당 장면을 삭제하는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상태. 많은 시청자들이 방심위에 민원을 접수하며 '결혼지옥' 제작진의 사과와 프로그램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21일 오전 10시까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접수된 민원만 2,900여 건에 달할 정도다.(사진=MBC)
이하 '결혼지옥' 제작진 공식입장 전문.
MBC '오은영 리포트- 결혼 지옥' 12월 19일 방송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지난 12월 19일 방송된 '오은영 리포트- 결혼 지옥' ‘고스톱 부부’편을 보고 해당 부부의 딸을 걱정하셨을 모든 분에게 깊이 사과드립니다. 논란 이후 곧바로 시청자 여러분에게 제작진의 입장을 전달해 드렸어야 하나, 출연자들의 방송 후 상황과 입장을 파악하고 관련 내용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해당 영상이 제작진의 의도와 달리 재가공 및 유통되어 출연자 가족에게 상처가 되는 일을 막기 위해 영상을 먼저 수정할 수밖에 없었던 점, 널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고스톱 부부’편은 이혼이라는 아픔을 겪은 아내와 그 상처까지 사랑하기로 결심한 남편이 만나 아내의 전혼 자녀인 딸아이와 함께 가정을 이뤄나가는 과정에서 생긴 갈등의 원인을 찾고 그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하는 의도로 기획됐습니다. 아내는 남편을 아동 학대로 경찰에 신고한 상태였고 남편은 그런 아내의 행동에 수긍하지 못하고 있어 갈등의 골이 깊었습니다. 이에 제작진은 해당 가정의 생활 모습을 면밀히 관찰하고 전문가 분석을 통해 ‘누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부부의 문제점 분석에만 집중한 나머지, 시청자분들이 우려할 수 있는 장면이 방영되는 것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습니다. 방송 후 이어진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을 접하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해당 아동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지 못하고 많은 분께 심려를 끼친 점, 다시 한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나아가 저희 제작진과 오은영 박사는 이 가정과 아동의 문제를 방송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지원하려 합니다. 아동에게 심리적 어려움이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오은영 박사와 함께 전문적인 검사와 치료적인 도움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오은영 박사는 약 5시간 동안 진행된 녹화 내내 남편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매우 단호하게 비판하고 변화를 촉구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그 내용이 뒷부분에 집중되고 상당 부분 편집되어, 오 박사 및 MC들이 남편의 행동에 온정적인 듯한 인상을 드린 것 역시 제작진의 불찰입니다. 앞으로는 실제 녹화 현장에서의 분위기가 온전히 시청자 여러분께 전달될 수 있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습니다.
'오은영 리포트- 결혼 지옥'은 자발적으로 오은영 박사와 제작진을 찾아온 이혼 위기의 부부들에게 반전의 계기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좋은 의도만큼이나 제작 과정의 세심함과 결과물의 올바름 또한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제작진을 믿고 일상의 관찰을 허용해 준 가족들의 신뢰를 무겁게 마음에 새겨 그분들의 실질적인 행복에 기여하고 모든 시청자가 수긍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집중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 제작진
뉴스엔 김명미 mm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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