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론'·'저금리 대환' 마진 없는 정책상품 등 돌리는 금융회사

이연호 2022. 12. 2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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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지속 상승으로 인해 조달금리가 치솟자 금융회사들이 수익성 측면에서 역마진이 생기는 정책상품들에서 등을 돌리고 있다.

21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햇살론 상품을 취급하는 저축은행 29곳의 지난달 평균 금리는 연 9.64%로 나타났다.

햇살론 조달금리는 전전월 저축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와 연동되는데, 이달 금리는 전달(3.77%) 대비 1.45%p 오르며 역대 최고치인 5.22%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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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銀 전달 햇살론 평균금리 9.64%…상한 금리 10.5% 근접
이달 햇살론 조달금리 급등에 속속 취급 중단…"마진 無"
저금리 대환 보증 프로그램도 실적 저조...목표액 대비 6.27%
"고신용자 신용대출도 6%인데 2금융 사업자 대출을 연 5.5%?"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기준금리 지속 상승으로 인해 조달금리가 치솟자 금융회사들이 수익성 측면에서 역마진이 생기는 정책상품들에서 등을 돌리고 있다.
햇살론 로고 및 심볼. 이미지=신용보증재단중앙회.
21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햇살론 상품을 취급하는 저축은행 29곳의 지난달 평균 금리는 연 9.64%로 나타났다. 전월의 9.57% 대비 0.07%포인트(p) 상승한 것으로, 절반이 넘는 15개사의 평균 금리는 연 10%를 초과했다. 저신용·저소득 서민들을 위한 정책금융 상품인 햇살론의 대출금리 상한선이 연 10.5%로 제한돼 있는 것을 감안하면 상한선 턱밑까지 금리를 올린 것이다.

더욱이 이달 들어서는 금리 상한선에 막혀 아예 햇살론 취급을 중단하거나 신규 취급을 줄이는 저축은행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업계 1위 업체인 SBI저축은행조차도 최근 근로자 햇살론 신청자들에게 ‘당사의 12월 햇살론 한도 소진으로 진행이 불가해졌다’며 접수 취소 안내를 공지했을 정도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우리는 작년 대비 13.8%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적용받았는데 연말이다 보니 이 한도를 거의 다 채웠기 때문에 햇살론 취급을 중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들이 햇살론 대출 잠정 중단의 표면적 이유로 내세우는 것은 바로 가계대출 총량 규제다. 금융당국은 전년 대비 대출 성장률을 제시해 주고 금융사들은 여기에 따라야 한다. 즉 연말이기 때문에 더 이상 대출 자체를 내어 줄 수 없는 상황으로 햇살론을 중단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햇살론 조달금리가 크게 올랐음에도 금융사가 소비자에게 받을 수 있는 최고금리는 10.5%로 정해져 있어 판관비 등 제반 비용을 고려하면 이윤이 거의 남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햇살론 조달금리는 전전월 저축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와 연동되는데, 이달 금리는 전달(3.77%) 대비 1.45%p 오르며 역대 최고치인 5.22%를 기록했다. 조달금리가 3.77%였던 지난달에 이미 햇살론 평균 금리가 9.64%였던 점을 고려하면 이제는 상한선인 10.5%까지 올려도 마진이 남지 않는 구조가 된 것이다. 저축은행 업계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굳이 마진이 남지 않는 정책금융상품을 취급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햇살론을 중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정부의 자영업자·소상공인 대상 정책금융 상품인 ‘저금리 대환 보증 프로그램’의 실적 역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보증기금에 따르면 신보의 저금리 대환 보증 프로그램의 지난 15일 기준 접수 건수는 1만5839건, 접수 금액은 532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9월 30일부터 내년 12월까지 접수하는 이 프로그램의 목표 공급액은 8조5000억원이다. 목표 대비 접수 금액 비율이 6.27%에 그친 것으로, 약 15개월의 총 접수 기간과 약 3개월이 지난 현 시점을 고려했을 때 부진한 실적인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저금리 대환 보증 프로그램의 실적 부진에 대해 홍보 부족과 함께 은행권이 적극적으로 대출을 실행할 유인이 없다는 점을 꼽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조달금리 급등으로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금리가 6%에 육박하는데, 굳이 은행 입장에서 부실 가능성을 떠안으면서까지 2금융권의 사업자 대출을 연 5.5% 대출로 대환해 줄 유인이 없다”고 했다.

이연호 (dew901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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